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금리가 최근 급등해 달러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의 단기 외화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7일 '최근 리보금리 동향과 국내외 금융시장에의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달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금리가 급등해 국내외 자금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기준 미국 달러 3개월 만기 리보금리는 2.92%를 기록해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0.20406%포인트 올라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 결정에 활용되는 미 달러 6개월만기 리보금리는 전주 대비 0.334%포인트 오른 3.021%를 기록했다.

오승환 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은행이나 기업들은 해외에서 외화를 차입할 때 대부분 리보금리에 일정 정도의 스프레드를 더한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리보금리의 급등은 세계 각 금융기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리보금리 상승은 리보금리에 대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주택개발업체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켜 투자위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미 부동산 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의 경우에도 외화차입이나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리보금리에 연동하는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리보금리의 상승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가져온다.

국내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은 올해 1월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월1일부터 15일까지 63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127억7000만달러를 차입해 리보금리 상승시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은행의 단기외화차입 평균가산금리도 지난 2월 21bp(0.01%포인트)까지 하락했으나 3월에는 32bp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 리보금리 상승과 함께 국내은행의 외화차입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외화차입금리는 평균가산금리이므로 실제 은행의 조달금리는 더 높고 평균 차입기간도 1월 평균 155일에서 최근 63일로 줄어드는 등 초단기차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리보금리가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안정세를 찾겠지만 리보금리의 추가 상승이나 변동 폭 확대가 있을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수 있어 금리변동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