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900만달러에 우승상금만도 170만달러(약 17억2500만원).미국PGA투어 대회 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8일 오후(한국시간) 열린다.

상금이나 출전선수 수준,코스,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 등에서 메이저대회에 버금간다 해서 '제5의 메이저대회'로도 불린다.

골퍼들은 누가 우승컵을 안느냐에도 관심을 두지만,1977년 이후 줄곧 대회를 열어온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에 더 주목한다.

그 곳에는 유명한 17번홀(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그린' 17번홀

17번홀(파3)은 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을 갖고 있다.

넓이가 363㎥(약 110평)인 이 그린은 가운데가 약간 솟아오른 솥뚜껑 모양으로 물위에 떠있는 듯하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앞까지는 121야드,뒤까지는 146야드다.

핀은 137야드 지점에 꽂힌다.

그런데 길이가 짧다고 해서 얕잡아봐서는 큰 코 다친다.

바람이 수시로 부는 데다,조금이라도 빗맞으면 볼은 그린 앞쪽 벙커나 워터해저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파3홀'로 평가된다.

1990년 3라운드 때 로버트 가메즈는 이 홀에서 볼을 네 번 연못에 빠뜨린끝에 8오버파 11타를 쳤다.

가메즈는 15년 후에야 그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05년 3라운드 때 봅 트웨이가 역시 볼을 네 번이나 물에 넣은끝에 9오버파 12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는 더 혹독하다.

이 홀에서 한 해 동안 물에 빠지는 볼만 평균 12만개라고 한다.

매일 개장한다고 했을 때 하루 329개꼴이다.

그런 가운데 폴 에이징거는 1987년 대회 때 이 홀에서 나흘 내내 '버디'를 잡았다.

이 대회 34년 역사상 그가 유일하다.

또 지금까지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은 6개에 이른다.

프레드 커플스는 1999년 첫 티샷을 물에 빠뜨린 뒤 1벌타 후 친 9번아이언샷이 홀 속으로 들어간 적도 있다.

물론 스코어는 '파'다.

◆미켈슨,최초로 2연패 이룰까

이 대회는 1974년 창설 이래 단 한 차례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무릎수술 후 재활 중인 타이거 우즈가 불참하면서 지난해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38·미국)의 2연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우즈조차도 이 대회에서 단 한차례(2001년) 정상에 올랐을 만큼 우승 향방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한국(계)선수로는 최경주(38) 앤서니 김(23·이상 나이키골프) 케빈 나(24·코브라골프)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가 출전한다.

그 중 기대되는 선수는 각각 세계랭킹 8위,16위인 최경주와 앤서니 김이다.

최경주는 2002∼2007년 여섯차례 이 대회에 출전,2006년 공동 16위에 오른 것이 최고성적이다.

두 번은 커트 오프됐고,2004년엔 첫날 67타를 친 뒤 둘째날 79타로 무너지며 42위에 그쳤다.

앤서니 김은 지난해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이틀 동안 17오버파를 치며 커트탈락했다.

그러나 미 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그를 미켈슨,아담 스콧,비제이 싱 등과 함께 우승후보에 올려놓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