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귀찜에는 콩나물이 많을까.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먼저 아귀와 아귀찜의 유래를 알아야 한다.
아귀는 껍질이 우둘투둘하고 머리와 입은 흉할 정도로 튀어나왔다.
못생긴 죄로 불교에서 욕심 많은 이가 죽은 후 떨어져서 귀신이 된 '아귀(餓鬼)'란 이름까지 물려받았다.
옛날 어부들은 아귀를 잡으면 '재수없게 생겼다'고 바다에 텀벙 던졌다 해서 '물텀벙'이라고도 불린다.
아귀찜은 오래 전 경남 마산 오동동에서 장어국을 팔던 한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를 북어찜처럼 된장 고추장 파 등을 넣고 쪄서 내놓은 데서 유래했다.
북어찜 요리법을 아귀에 적용한 것.1960년대 중반께부터 아귀찜 원조인 마산에선 콩나물을,서울 인천에선 미나리를 많이 넣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아귀의 특징 때문.
허영만의 만화 '식객(食客)'에 등장했던 아귀찜 원조식당 '오동동 아구할매집' 관계자는 "초창기엔 말린 아귀만 조려 내놨지만 너무 딱딱하고 비린내가 심해 물기가 많은 콩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된장을 가미해 담백한 맛을 내는 오늘날의 아귀찜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음식 궁합을 고려해 아귀에 부족한 비타민C를 보충하고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콩나물을 썼다는 얘기도 있다.
보통 식당에서 아귀찜은 크기에 따라 1만5000~3만5000원에 판다.
아귀는 쓸개와 이빨을 빼고는 모두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그래서 아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맛은 아귀 내장에 있다'고 말한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