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양국 정상은 지난 10년간의 서먹했던 관계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한 실질적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특히 중국이 절실한 환경ㆍ에너지 기술분야에서 일본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ㆍ일 간 '신 밀월시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오전 도쿄 시내 총리 관저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의 공동 이익을 확대하는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1972년 중ㆍ일 공동성명,1978년 평화우호조약,1998년 공동선언에 이은 '제4의 중요 문서'로 양국 관계를 21세기에 걸맞게 격상시킨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와 별도로 '기후변동에 관한 공동성명'도 내놓았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과거 역사문제와 관련,일본의 전쟁과 침략에 대한 사과나 반성 등에 대한 언급 없이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지향한다'는 표현을 썼다.

일본의 역사인식에 비판적 자세였던 중국이 일본의 반성을 공동성명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티베트 사태로 곤경에 처한 후 주석이 일본의 베이징 올림픽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역사 문제'를 양보했다고 해석했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대해 중국은 세계 전체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산업ㆍ분야별 감축안을 마련하자는 일본 측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일본은 중국 측에 환경ㆍ에너지 분야의 고도 기술을 적극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현안인 동중국해 가스전 문제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후 주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아키히토 일왕 내외를 예방했다.

또 저녁에는 일왕 내외가 베푸는 궁중 만찬회에 참석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