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업체인 동부제철이 철근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전기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철근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건설시장이 철근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는 점도 신규 투자를 고려하게 만든 요인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7일 "전기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부터 철근 생산을 염두에 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철근 가격 급등으로 철근 생산을 다시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열연강판(핫코일) 생산 설비에 철근 생산 설비를 추가해서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 강판 등 냉연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포스코 등에서 공급받아온 핫코일을 직접 만들기로 하고,작년 11월부터 충남 당진에서 전기로 건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당진 전기로는 내년 6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전기로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이용해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高爐)와 달리 고철을 녹여 불순물을 없앤 뒤 핫코일 등 철강 기초제품을 만드는 설비다.

업계는 동부제철의 철근 시장 진출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운영 경험이 없는 동부제철의 입장에서는 가장 단순한 철강제품인 철근부터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며 "철근 가격이 뛰고 있어 투자 금액을 조기에 회수하는 데도 철근 생산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연말 t당 58만원 수준이던 철근 값(13㎜ 고장력 철근 기준)은 이달 들어 85만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4개월여 만에 50% 가까이 뛴 것이다.

현재 국내 철근 수요는 연간 1100만t 수준으로 이 가운데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 국내 업체들이 1000만t가량을 공급한다.

나머지 100만t은 외국에서 수입해야 수요를 맞출 수 있다.

김준기 그룹 회장의 행보도 동부제철이 철근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 참석, 당진 전기로 공사에 당초 발표했던 건설비용(6200억원)보다 2600억원 많은 88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증액된 투자액은 철근 생산설비 건설을 감안한 수치라는 관측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