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아르쿠르 전속작가인 정기호씨(69)가 서울 경운동 다보성갤러리에서개인전을 갖고 있다.

정씨는 종이 위에 유화를 사용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유희'를 그려내는 작가.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해학적인 요소를 가미해 동심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표현한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주제 역시 '정기호의 천진한 놀이적 세계'로 붙여 작가의 유년 시절 감수성을 유쾌한 필치로 담아냈다.

정씨는 '천진난만한 아이,벌거벗은 여인' 등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색과 선의 율동감으로 되살려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형같은 모습으로 날렵하게 움직이거나 음표처럼 공중에 떠 있기도 한다.

짙은 푸른빛이나 황톳빛을 배경으로 기하학적 구도를 보여주고,동화 속의 상상 세계를 나이테처럼 치환시킨 것도 화면에 유어예(遊於藝·예에 노닐다)의 놀이 요소를 강조하기 위한 기법이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제라르 슈리게라씨는 "정씨는 삼각형 및 원형으로 축소된 산과 얼굴,돌출된 식물,선회하는 꽃잎,여행하는 별과 바다 등을 천진난만한 놀이의 형태로 구성해 생명력을 되살려냈다"며 "하늘색 배경 위에 펼쳐진 빛과 파스텔톤 채색에서는 때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고 평했다.

1939년 일본에서 태어난 정씨는 9세 때부터 전북 남원에 정착해 살다가 1995년 파리로 건너가 본격적인 회화 작업을 시작했다.

13년간 유럽에서 활동한 그는 파리 국립미술협회 회원,파리 국립미술전 영구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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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