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주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노트북PC업체들이 PC회사들과 공급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어서 조만간 노트북PC 소매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3대 노트북PC 위탁제조업체인 대만의 콴타 컴팔 위스트론은 휴렛팩커드(HP) 델 에이서 등 주요 PC업체들과 치솟는 원재료값 및 중국 공장의 인건비 상승분을 공동 부담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PC업체들은 위탁제조사별로 핵심 원자재와 부품값,인건비,세금 등이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기초해 업체별로 개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컴팔의 레이 첸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는 위탁제조업체들이 원가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지만 이제는 대만 업체들이 시장의 95%를 차지해 입김이 세졌다"며 "핵심 원재료값과 중국 인건비가 너무 치솟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PC업계의 합병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만 위탁제조업체들은 가격을 올리지 못해 이익이 계속 감소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PC업체들도 위탁제조업체들이 주장하는 가격 인상 필요성을 수긍하고 있다.

PC업체들이 일부 직접 조달하는 배터리 패널 메모리칩 등 부품 생산업체 역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PC 생산원가를 끌어올리는 주범은 충전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와 니켈 가격 등의 급등이다.

코발트의 경우 작년 초에 비해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올초 중국에서 퇴직금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계약법이 시행된 것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대만 위탁업체들은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