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연동 기준이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중심에서 6개월 금융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은행들이 3개월 CD 연동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6개월 만기 금융채 연동 대출 상품을 적극 팔고 있어서다.

때마침 6개월 금융채 금리가 3개월 CD금리보다 낮아 고객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받는 이점이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에 대한 은행 내부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내부 금리란 지점이 본점에서 돈을 빌려올 때 적용하는 금리.이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고객에게 대출금리를 낮춰줄 수 있다.

농협은 집단담보대출에 한해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의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인하했다.

농협 관계자는 "예금 상품의 만기는 거의 1년 이상이지만 대출은 3개월 CD금리 연동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자금 수급상의 불일치가 빚어지고 있다"며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 비중을 늘리면 이런 불일치 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은 은행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유리하다.

3개월 CD금리보다 높았던 6개월 금융채 금리가 최근 들어 3개월 CD금리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기준 3개월 CD금리는 5.36%인 데 반해 6개월 금융채 금리는 5.25%(채권 등급 AAA 기준)다.

여기에 가산금리나 내부금리 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을 선택하는 고객들은 3개월 CD금리 연동대출보다 0.2%포인트 가까이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농협은 김포의 한 아파트 집단대출에서 3개월 CD금리 연동 상품에는 6.25%를 주고 있는 데 반해 6개월 금융채 금리를 선택하면 6.09%를 적용해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는 3개월 CD 연동 대출이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보다 고객에게 이익이지만 현재처럼 금리가 안정 추세나 상승 국면에 있을 때는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이 고객에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3개월 CD 연동 대출 비중은 떨어지는 추세다.

농협의 주택담보대출액 중 3개월 CD 연동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월 말 93%에서 지난 3월 말 8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이 비율이 90%에서 83%로 감소했다.

박성환 하나은행 상품개발부 대리는 "최근에는 은행에서 권유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스스로 6개월 금융채 연동 대출 상품을 선택하고 있어 앞으로 CD 연동 대출 비중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