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체들이 인터넷TV(IPTV) 사업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주문형 비디오(VOD) 위주로 예비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대형 통신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유세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케이블 방송사(SO) 및 프로그램 공급사(PP)들과 IPTV 사업 진출에 대한 논의를 벌여 왔다"며 "최근 회원사 간 입장이 어느 정도 통일돼 IPTV 사업에 진출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케이블TV 업체들은 인터넷 망과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IPTV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IPTV가 방송 시장의 대세로 다가오고 있고 케이블 방송사들도 다원적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한다는 측면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업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7월께 IPTV 사업자를 선정할 때 전국 사업자와 지역 사업자 양쪽 모두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사업자의 경우 현재 전국 77개 권역별로 나뉘어져 있는 케이블TV 업계의 특성상 해당 지역에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케이블 방송사들이 그대로 지역 IPTV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전국 사업자는 티브로드 CJ케이블넷 씨앤앰 등과 같은 대형 케이블 방송사가 각각 독립적으로 진출하거나 협회 차원에서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케이블TV 업계가 IPTV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기존 IPTV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다음셀런이 합작해 만든 오픈IPTV,중소 벤처기업인 굿티비 등도 IPTV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케이블TV 진영은 온미디어 CJ미디어 등 대형 PP들이 협회 회원사로 가입해 있어 다른 업체들보다 콘텐츠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1400만여 케이블TV 가입자를 마케팅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이 교육,스포츠 등의 콘텐츠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고 해외 유명 배급사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영화.드라마 채널도 강화,시장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IPTV와 거의 흡사한 기존의 디지털 케이블TV 사업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과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디지털 TV에 비중을 두면서 장기적으로 IPTV 사업을 강화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케이블TV 업계는 인터넷전화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박영환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사장은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올해 안에 최대 100만명까지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