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아프리카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의 막대한 자원 시장은 물론 통신 도로 등 인프라 시장에서도 맞붙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를 선점한 중국을 인도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인도가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데 필요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이동통신업체 MTN그룹 인수전이 인도의 맹추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인도의 바티에어텔이 나이지리아와 이란 등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MTN 인수를 위해 협상에 들어갔다며 중국의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이나 차이나텔레콤도 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차이나모바일이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신업체 밀리콤 인수에 합의했다가 막판에 발을 뺀 적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인도와 중국 기업이 MTN그룹 인수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중국 추격은 지난 4월 뉴델리에 아프리카 14개국 정상들을 초청한 이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06년 11월 중국이 베이징에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가진 중·아프리카 협력포럼과 유사한 형태다.

인도는 아프리카 정상들 앞에서 최근 5년간 지원한 20억달러 수준의 차관 및 원조 규모를 향후 5년 내 54억달러로 확대하고,아프리카 34개국을 포함한 저개발도상국들이 만든 상품에 우대관세를 적용해 우선적으로 수입하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인도와 아프리카의 연간 교역액은 2002년 42억달러에서 지난해 197억달러로 급증했지만 중국·아프리카 간 교역액(735억달러)의 26.8%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는 깊숙이 진입한 상태다.

가나 수입 약품 시장의 절반 이상은 인도산이다.

인도는 중국이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 자원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인도 광산업체인 베단타리소스는 잠비아의 최대 구리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는 그러나 아프리카 자원을 착취한다는 인상을 주는 중국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280만명의 인도계를 내세워 형제 대륙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교역은 식민지에 대한 착취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역이 돼야 한다"는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억달러를 투자,범아프리카 e네트워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53개국을 위성과 광통신으로 연결,정보화를 돕는 사업이다.

인도가 농민 지도자 500명을 케냐와 우간다에 파견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리카로서는 중국과 인도의 구애 경쟁이 싫지 않다.

미국의 퀀텀펀드 창업자 조지 소로스는 최근 "인도와 중국 덕분에 아프리카는 미국 경기침체의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ㆍ인도 "아프리카에서 한판 붙자"
지난해 5.8% 성장한 아프리카는 올해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