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경영 부산 제조업체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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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을 2세에 넘긴 부산의 전통 제조업체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년째 급성장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껑충 뛰었다.
전방산업 호조 속에 2세 경영자들의 발빠른 설비투자 결정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코스닥시장에서 성광벤드와 태광은 각각 7.14%,6.08% 급등했다.
나흘째 강세인 성광벤드는 이날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며 한때 시총 5위까지 올랐다.
태광도 엿새 연속 강세를 보이며 성광벤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부산에서 관이음쇠를 만드는 두 회사가 코스닥 시총 순위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양상이다.
성광벤드와 태광 모두 2003년에 2세 경영인인 안재일 대표와 윤성덕 대표가 취임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안 대표와 윤 대표 모두 대학 졸업 직후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2003년 취임 이후 플랜트산업이 호조를 보이자 각각 1000억원 내외의 설비투자를 단행한 것이 주효했다.
2세 취임 후 성광벤드의 매출은 2003년 821억원에서 지난해 2581억원까지 급증했고,태광도 815억원에서 286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각각 깜짝 실적을 내놓아 호평을 받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성광벤드의 목표가를 3만5500원에서 4만500원으로 높였고,대우증권은 태광의 목표가를 3만6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올렸다.
단조업체인 현진소재도 성공적인 2세 경영인 체제를 맞고 있다.
보스턴대학 경영학 박사 출신인 이창규 대표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다 1998년 30대 초반에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조선업 호황에 맞춰 과감한 설비투자를 단행했으며 작년엔 부즈앨런해밀턴의 컨설팅을 받아 그룹 로드맵을 세우기도 했다.
현진소재는 2003년과 비교해 작년 매출이 5배 가까이 커졌고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29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철강제조업체 한국선재도 이제훈 대표 취임 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컴퓨터과학 박사 출신인 이 대표는 미국 어도비시스템에서 일하다 2004년 대표에 올랐다.
그는 취임 직후 기술연구소를 만들고 신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최근 회사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바탕으로 매출이 2005년 1161억원에서 지난해 2027억원으로 확대됐고 영업이익도 15억원에서 11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한 해저케이블용 아연도금철선 등 신제품을 작년부터 수출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직원 임금을 올려주면서 인재를 끌어온 것도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