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원인 제거하면 3~4년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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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한림원 토론회 … 인간광우병 걸릴 확률 수천만분의 1
광우병은 곧 없어질 질병이며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이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릴 확률은 소와 사람 간의 종간 장벽 때문에 희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인수공통질병연구소 교수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광우병과 쇠고기 안전성' 주제의 원탁토론회의 주제발표에서 "광우병의 발생 원인은 육골분 사료,즉 소가 소를 잡아 먹은 결과로 밝혀졌다"며 "이 병의 원인이 드러난 데다 육골분 사료 제공도 중단된 만큼 3~4년 이내에 광우병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19만마리 가량의 소가 광우병에 걸렸지만 1993년 3만5000마리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141마리만 감염됐다"며 "인간광우병도 영국 166명,프랑스 23명을 비롯해 전 세계 국가에서 지금까지 모두 207명이 감염됐지만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단 한 명도 발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인간광우병은 키스나 호흡 대소변 등을 통해 전염되지 않으며 반드시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다량 섭취할 때만 감염된다"고 지적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근육단백질이 대부분인 살코기에는 특정위험물질(SRM)이 없어 소의 연령이 높다 해도 살코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낮다"며 "그러나 소의 병세가 깊으면 살코기를 통해 광우병이 일어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영국의 인구가 6000만명 선인 데 비해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이 발병한 영국인은 166명"이라며 "이는 산술적으로 상당히 적은 수로 변형 프리온 입자가 사람에게 작동하려면 높은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만큼 실제 질병이 발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동천 연세대 의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는 총 19만마리로 추정되는데 사람은 207명만이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며 "넓게 잡아 광우병에 걸린 소를 100만마리로 추정한다 해도 소 5000마리당 사람 1명이 광우병에 걸리는 셈"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어 "광우병을 일으키는 특정위험물질을 모두 제거하면 그 위험은 100분의 1로 줄고 동물성 사료를 제한하면 그 위험이 다시 100분의 1로 감소하며 종간 장벽까지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광우병 쇠고기가 인간에게 병을 일으킬 확률은 수천만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또 김용선 한림대 의대 교수가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졌다고 시사한 논문과 관련,"똑같이 광우병에 노출됐을 때 조건부 확률이 수천만분의 1이냐,3이냐 하는 문제로 큰 의미를 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희종 교수는 "프리온 유전자 129번 코돈이 M/M형이면 인간광우병 위험이 높다는 것은 교과서에 실릴 만큼 인정된 사실인데 논란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M/M형 유전자가 광우병 발병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해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해관 교수는 "인간광우병은 발생 건수가 적어 유전자형과 발병의 관계를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M/M형의 경우 M/V 또는 V/V형보다 광우병 위험이 최소 2배 내지 4~5배 높다"고 말했다.
한편 신희섭 KIST 신경과학센터장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교수의 논문은 광우병에 걸린 소에 의해 전염되는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 과는 다른 '산발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sCJD)'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이 논문을 근거로 한국인의 유전자가 인간광우병에 걸리기 쉽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종호/황경남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