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중 하나인 피치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하고, 단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률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제임스 맥코맥 피치 아시아 본부장은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증권 주최로 열린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목표로 제시한 잠재성장률 7%는 노력할만한 가치는 있지만,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겠지만 단기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1970~90년대 한국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어느 나라도 개발 단계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수는 없다"며 "4.5~5%의 잠재성장률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세율 인하와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분명히 기업친화적인 정책"이라며 "금융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비은행 부문에 관심을 더 갖고, 중소기업도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은 정부' 지향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공공기관의 규모가 굉장히 크고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모습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효율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정부라면 경제 정책에 덜 관여하고 민간 분야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코맥 본부장은 또 외환보유고 수준을 넘어서 있는 외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주택 시장에서의 거품은 없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