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이 확산 중인 '광우병 괴담'을 진화하기 위해 과학계와 의료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9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이영순 서울대 인수공통질병연구소장, 이문한 대한수의학회 이사장 등 광우병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우병 괴담으로 알려진 내용들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잘못된 사실"이라며 광우병 괴담이 널리 유포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과총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입장을 표명해 나가겠다"며 "조만간 대한수의학회 한국수의공중보건학회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등 4개 학회와 함께 광우병 관련 특별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광우병과 쇠고기 안전성'을 주제로 대규모 토론회를 연 뒤 "광우병 괴담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같은 날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발표한 공식 입장을 통해 "인간광우병은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을 때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인 만큼 공기나 인간광우병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선 퍼지지 않는다"며 "소의 질병인 광우병이 사람으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는다고 모두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만큼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협은 그러나 "광우병의 잠복기가 수십년인 만큼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함으로써 인간광우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