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이어 송파구 장지.문정지구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는 등 AI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 송파 장지.문정지구 6개 비닐하우스에서 사육 중이던 닭과 오리 6000여마리 가운데 최근 폐사한 12마리를 검사한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고병원성인지 여부는 12일 중으로 확인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AI의 시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밤부터 방역복과 소독약품 등 방역장비를 갖춘 시내 25개 자치구 공무원 600여명을 동원,시내 전체 조류 1만8647마리 가운데 애완용을 제외하고 장지.문정지구를 포함한 전체 1만5438마리의 가금류를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매립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앞으로 시내에서 닭과 오리를 사육하거나 산 채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등 근본적인 조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식용 닭이나 오리를 완전히 도축된 상태로 반입해 소비에 영향이 없도록 행정지도하고,애완용 조류가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이 요청할 경우 안락사시켜 주는 한편 버려진 조류의 수거체계도 확립할 방침이다.

시는 특히 '도시형 AI에 대비한 매뉴얼'을 제작,대도시 특성에 맞는 방역대책을 확립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산 채로 유통되는 닭과 오리 등을 발견할 경우에는 즉시 서울시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송파구에서 AI가 발견됨에 따라 다른 구에서 민간인들이 임의로 키우고 있는 다른 조류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송파 장지.문정지구에서 AI가 발견되면서 서울대공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공원은 반경 3㎞ 내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문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장지.문정지구와 대공원 간 거리는 10㎞ 이상"이라면서 "행동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부산에서 AI 의심사례가 접수된 적은 있었지만 고병원성인 것으로 최종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분변검사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긴급 살처분이 실시됐던 부산 강서구 대저동 오리농가의 오리에 대한 국립 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인 것으로 판명됐다.

부산시와 강서구청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사육농장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닭과 오리 195 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6일 안성시 공도읍 건천리 원모씨의 가금류 농장에서 신고한 오리와 닭 폐사는 고병원성 'H5N1형' AI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판명났다고 이날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