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 따라잡기] 인터넷실명제 도입 논의 다시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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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슈 따라잡기] 인터넷실명제 도입 논의 다시 수면위로
얼굴없는 폭력.거짓 유포 度 넘었다
'광우병 괴담' 등 각종 인터넷 풍문이 사회 문제로 번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여론의 편향성을 시정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현황 분석을 위한 연구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행 제한적 본인확인제(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댓글을 달 때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되,자기 표현은 아이디로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에 대한 실효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연구팀 참석자는 "모든 글을 실명으로 올리는 인터넷 실명제 전면 확대도 논의선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봉인(封印)'돼 있던 인터넷 실명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익명성에 기댄 댓글 폭력,거짓 정보 유포 등이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 탄력받나
'이명박 대통령 독도 포기''인터넷 종량제''광우병'….이달 들어 12일까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종합 검색어 상위권을 휩쓴 검색어들이다.
모두 거짓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것이지만,마치 사실인양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퍼졌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들의 뉴스 댓글에선 지금도 쉽게 욕설을 찾을 수 있다.
한승수 총리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담화를 발표한 직후 아이디 y189si의 네티즌은 "수입한다는 소리아녀,xxx 말장난 정말 심하네"라며 직설적인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인터넷 실명제 논의가 부상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작년 7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시행된 이후 잠시 동안 댓글이 전체적으로 줄면서 악성 댓글도 감소했지만 곧 원상복귀됐다"고 말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30만명 이상인 포털 등 대형 사이트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본인으로 일단 확인되면 별명이나 아이디 등을 종전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현 본인확인제가 댓글 작성자 추적에는 도움이 되지만,악성 댓글 차단이란 측면에선 실효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 접수된 사이버 폭력 건수가 19만1488건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한 건 이 같은 문제점을 확인케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제한적 보인확인제의 적용 대상 사이트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명제는 개인정보 침해?
인터넷 실명제에 힘이 실리고 있긴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인 정보 보호 추세에 역행한다며 '위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실명이 노출됨으로써 또 다른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네트워크 등 일부 시민단체는 정보 유출 위험을 들어 제한적 본인확인제도조차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악성 댓글 등 익명성의 피해에 가중치를 두는 현실론자들은 "실명제를 확대하되 아이핀(가상 주민번호) 등 정보 유출 최소화 장치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핀 사용 의무화가 예고돼 있는 만큼 '실명제가 포털사이트의 개인 정보 수집을 부추긴다'는 논란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실명제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특징인 인터넷 문화를 해친다는 의견도 줄곧 제기되는 반론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대학교수는 "인터넷 여론이 사회에 큰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에서도 정당한 토론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뉴스 댓글 등 공적인 성격을 갖는 공간에서만이라도 실명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광우병 괴담' 등 각종 인터넷 풍문이 사회 문제로 번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여론의 편향성을 시정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현황 분석을 위한 연구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행 제한적 본인확인제(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댓글을 달 때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되,자기 표현은 아이디로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에 대한 실효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연구팀 참석자는 "모든 글을 실명으로 올리는 인터넷 실명제 전면 확대도 논의선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봉인(封印)'돼 있던 인터넷 실명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익명성에 기댄 댓글 폭력,거짓 정보 유포 등이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 탄력받나
'이명박 대통령 독도 포기''인터넷 종량제''광우병'….이달 들어 12일까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종합 검색어 상위권을 휩쓴 검색어들이다.
모두 거짓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것이지만,마치 사실인양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퍼졌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들의 뉴스 댓글에선 지금도 쉽게 욕설을 찾을 수 있다.
한승수 총리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담화를 발표한 직후 아이디 y189si의 네티즌은 "수입한다는 소리아녀,xxx 말장난 정말 심하네"라며 직설적인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인터넷 실명제 논의가 부상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작년 7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시행된 이후 잠시 동안 댓글이 전체적으로 줄면서 악성 댓글도 감소했지만 곧 원상복귀됐다"고 말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30만명 이상인 포털 등 대형 사이트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본인으로 일단 확인되면 별명이나 아이디 등을 종전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전문가들은 현 본인확인제가 댓글 작성자 추적에는 도움이 되지만,악성 댓글 차단이란 측면에선 실효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 접수된 사이버 폭력 건수가 19만1488건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한 건 이 같은 문제점을 확인케 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제한적 보인확인제의 적용 대상 사이트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명제는 개인정보 침해?
인터넷 실명제에 힘이 실리고 있긴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인 정보 보호 추세에 역행한다며 '위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실명이 노출됨으로써 또 다른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네트워크 등 일부 시민단체는 정보 유출 위험을 들어 제한적 본인확인제도조차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악성 댓글 등 익명성의 피해에 가중치를 두는 현실론자들은 "실명제를 확대하되 아이핀(가상 주민번호) 등 정보 유출 최소화 장치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핀 사용 의무화가 예고돼 있는 만큼 '실명제가 포털사이트의 개인 정보 수집을 부추긴다'는 논란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실명제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특징인 인터넷 문화를 해친다는 의견도 줄곧 제기되는 반론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대학교수는 "인터넷 여론이 사회에 큰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에서도 정당한 토론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뉴스 댓글 등 공적인 성격을 갖는 공간에서만이라도 실명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