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자동차 기업 피아트그룹 대주주인 아넬리 가문의 후계자 존 엘칸(33)이 피아트그룹 지주회사의 새 회장이 된다.

1899년 피아트그룹을 창업한 아넬리 가문은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집안 중 하나로 '이탈리아의 케네디가'로도 불린다.

엘칸은 2003년 1월 세상을 떠난 조반니 아넬리 전 회장의 외손자로 현재 피아트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AFP통신은 12일 엘칸이 아넬리 전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잔루이지 가베티(83)의 뒤를 이어 13일 피아트 경영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IFIL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IFIL은 아넬리 가문이 이끄는 자산 120억달러 규모의 투자회사로,피아트그룹 주식 30.45%와 이탈리아 토리노의 명문 축구구단 유벤투스 지분 62%를 보유하는 등 총 9개 기업의 대주주다.

엘칸은 아넬리 전 회장의 딸 마르게리타와 이탈리아 유명 작가 알랭 엘칸의 아들로,197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영국 브라질 프랑스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회사를 물려주려는 할아버지 아넬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토리노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엘칸은 1997년 21세에 피아트 이사회 임원이 됐으며 2004년엔 피아트그룹 부회장에 임명됐다.

엘칸이 처음 피아트그룹에 입성할 당시 이탈리아 재계에선 '피아트 그룹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피아트 계열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네티 마렐리의 영국지사,피아트 폴란드 공장 등에서 실무 경력을 쌓으면서 글로벌 경영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었다.

엘칸은 큰 키에 잘생긴 외모로 이탈리아 여성들로부터 '꽃미남' 경영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04년 이탈리아의 유명 재벌가문 보로메오 집안의 딸인 라비니아 보로메오와 결혼해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