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이트에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각종 괴담과 음란 폭력물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독도괴담,광우병 괴담 등에다 성폭력 동영상까지…청소년들에게 쉽게 노출돼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 교육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유해차단 프로그램들은 넘쳐나지만 쓸 만한 게 마땅치 않고,인터넷 사용을 억제하자니 자녀와 싸울 일이 더 걱정이다.
자녀들을 깨끗한 인터넷 세상에서 살게 할 수는 없을까.‘디자인로그(Design Log)’라는 파워 블로그 운영자이자 세 자녀를 둔 김현욱씨(38)의 사례를 통해 자녀 인터넷 교육의 방법들을 살펴봤다.
100% 완벽하진 않지만… 유해 차단 프로그램은 필수
김씨는 포털 사이트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내놓은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는 게 자녀 인터넷 교육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국내 음란 사이트는 매일 500여개가 생겨나고 있고,전체 음란 사이트 수는 줄잡아 30만개가 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루에 평균 1000여건씩 올라오는 음란 폭력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려면 유해정보 차단프로그램 설치는 최소한의 방어책"라고 말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은 네이버의 자녀 PC관리 서비스와 지란지교소프트의 '엑스키퍼' 등이 있다.
네이버의 자녀 PC관리 서비스는 날짜별,시간별로 사용시간을 설정해 놓고 정해진 선을 넘으면 PC가 자동잠금 상태로 전환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녀의 PC에서 금지해 놓은 동영상 파일이 원천적으로 실행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유해사이트나 유해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문제는 업체마다 자신들이 내놓은 제품이 우수하고 완벽하다고 내세우지만 유해정보 차단프로그램만으로는 유해 정보를 100%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김씨는 "유해정보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고장을 일으키거나 인터넷 접속이 느려지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의 경우 부모들이 기대하는 효과를 충족하기도 어렵고 애써 비용만 들인 채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차단 프로그램보다 좋은건… 인터넷 서핑,아이와 함께 해라
거짓,음란,폭력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 설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면 돌파'를 택하는 게 가장 좋다.
컴퓨터를 아예 못하게 막을 게 아니라 자녀와 함께 인터넷을 좋은 친구로 삼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는 게 김씨의 지론이다.
김씨는 "자녀들이 스스로 유해정보는 피해가도록 판단력을 키워주고,스스로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PC를 좋은 방향으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부모가 자녀들이 즐기는 게임이나 자주 들르는 카페를 같이 경험하는 게 좋다.
유해 사이트에 대해서도 평소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
김씨는 자녀들이 성인 사이트에 우연히 접속했을 때 나타내는 반응이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혹시나 성인 광고를 보다가 친구들에게 들키는 날엔 놀림을 당하기 때문에 대부분 초등학생들은 성인물을 만나면 창을 닫아버린다"며 "우리 자녀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100% 믿으면 안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자녀들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끄게 하지 말고… 하루 2시간 적정 사용시간 교육을
전문가들은 컴퓨터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한다.
집에서 한 발짝만 나가면 널려있는 게 PC방이다보니 집안 PC는 사실 '새발의 피'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 사용시간은 하루 2시간 이내가 바람직하지만 아이들에게 교육시키는 방법도 중요하다.
김씨의 경우 '오늘 컴퓨터 몸살 나겠네'라고 아주 가끔씩 상기시켜 주는 게 조언의 전부라고 한다.
처음엔 결과가 신통치 않을지 모르겠지만 생활계획표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통제력을 갖게끔 만들어주면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자녀 PC를 거실에 두는 게 필수라고 조언한다.
개방된 공간에서 자녀들이 즐기는 게임이나 카페,블로그 등을 함께 하다보면 좀 더 자녀들을 이해할 수 있고,대화 시간도 늘어나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네티켓(네티즌+에티켓)도 중요하다.
함부로 다른 사이트 내용을 베끼거나,거짓정보를 올리면 안 되며 댓글에 욕설을 달아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채팅하거나 댓글을 달 때는 사람 얼굴을 마주 대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김씨는 "부모로서 아이들과 PC를 같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컴맹 부모라면 지금 당장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올바른 인터넷 부모10계명
1.컴맹 부모는 지금 당장 컴퓨터를 배워라
2.아이들 컴퓨터는 거실에 설치해라.
3.자녀들이 즐기는 게임ㆍ카페 등은 한 번쯤 같이 경험해라
4.유해 사이트에 대해 평소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눠라
5.온라인에 떠도는 이야기를 100% 믿으면 안된다는 점을 교육시켜라
6.다른 사이트의 내용을 베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려줘라
7.댓글을 달 때는 얼굴을 마주 대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도록 알려줘라
8.아이와 함께 인터넷 사용계획을 세우고 점검표를 만들자
9.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설치는 신중하게
10.인터넷에 빠져들지 않도록 다양한 놀이 기회를 제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