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고유가와 원화약세, 계속 호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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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초점]고유가와 원화약세, 계속 호재일까?
보통은 악재로 구분되는 ‘고유가’와 ‘원화약세’라는 변수가 최근 증시에서는 그다지 악재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하락하긴 했지만 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이에 아랑곳 없이 우리 증시를 비롯, 글로벌 증시는 반등해왔다.
수출주에 호재로 보는 원화약세 흐름도 아직까지는 우리증시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고유가와 원화약세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다소 우려를 보이는 쪽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고유가에 대한 시장의 용인에 대해 “그 동안 유가 상승을 신흥국가 성장의 부산물이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 지난해 초만해도 배럴당 50달러 선이었던 유가가 어느새 배럴당 130달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원유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아직 배럴당 300달러수준까지는 버틸 만 하지만, 그때까지 증시가 계속 태평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원화 약세의 경우 현재 시장 주도주가 IT와 자동차업종이라는 점에서 우호적인 환경으로 평가할 수 있긴 하지만 문제는 속도가 과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계속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경우 투자자들은 이를 이상징후로 받아들이게 되어 투자심리가 위축될 개연성이 커진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유가급등과 원화 약세의 조합이 물가상승 압박의 요인이라는 점에서 두 변수의 극단적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시장 전반의 조정을 야기할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의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현재 환율과 유가의 증시 영향은 경제 교과서를 벗어난 상태”라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자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원화약세는 우리 경제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뜻이라 악재로 분류되어야 하나, 현재 시장에서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체력이 튼튼해진 상황에서 원화의 상승은 수출기업에 호재라는 것.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유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환율 상승과 맞물려 있어 원가 부담과 인플레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인플레는 절대값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판단이다.
“인플레는 가격의 증가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상승하는 기울기가 달라지면 인플레는 주춤하기 마련”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시장은 오른 물가에 적응하며 발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거시정책에서 인플레는 독이겠지만 그렇다 해도 투자자들이 시장을 외면하게 만들 변수가 아니라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게 하는 변수”라는 입장이다.
그는 “시장은 2003년 이후 고유가 부담이나 원화 강세에 대한 부담도 아랑곳 없이 역설적으로 움직이며 돌파구를 찾아 왔고, 현 지수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유가와 원화약세는 이처럼 극과 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측의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양면을 지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은 늘 자신이 좋아하는 면에 더 조명을 비추곤 한다. 원하지 않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해도 마치 그것이 세상에 없는 듯 외면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시장은 지금까지 고유가와 원화약세의 긍정적인 면에만 주목해왔다. 이제 서서히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요즘, 과연 시장이 앞으로는 어떻게 움직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
최근 하락하긴 했지만 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이에 아랑곳 없이 우리 증시를 비롯, 글로벌 증시는 반등해왔다.
수출주에 호재로 보는 원화약세 흐름도 아직까지는 우리증시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고유가와 원화약세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다소 우려를 보이는 쪽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고유가에 대한 시장의 용인에 대해 “그 동안 유가 상승을 신흥국가 성장의 부산물이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 지난해 초만해도 배럴당 50달러 선이었던 유가가 어느새 배럴당 130달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원유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아직 배럴당 300달러수준까지는 버틸 만 하지만, 그때까지 증시가 계속 태평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원화 약세의 경우 현재 시장 주도주가 IT와 자동차업종이라는 점에서 우호적인 환경으로 평가할 수 있긴 하지만 문제는 속도가 과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계속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경우 투자자들은 이를 이상징후로 받아들이게 되어 투자심리가 위축될 개연성이 커진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유가급등과 원화 약세의 조합이 물가상승 압박의 요인이라는 점에서 두 변수의 극단적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시장 전반의 조정을 야기할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의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현재 환율과 유가의 증시 영향은 경제 교과서를 벗어난 상태”라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자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원화약세는 우리 경제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뜻이라 악재로 분류되어야 하나, 현재 시장에서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체력이 튼튼해진 상황에서 원화의 상승은 수출기업에 호재라는 것.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유가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환율 상승과 맞물려 있어 원가 부담과 인플레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인플레는 절대값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판단이다.
“인플레는 가격의 증가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상승하는 기울기가 달라지면 인플레는 주춤하기 마련”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시장은 오른 물가에 적응하며 발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거시정책에서 인플레는 독이겠지만 그렇다 해도 투자자들이 시장을 외면하게 만들 변수가 아니라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게 하는 변수”라는 입장이다.
그는 “시장은 2003년 이후 고유가 부담이나 원화 강세에 대한 부담도 아랑곳 없이 역설적으로 움직이며 돌파구를 찾아 왔고, 현 지수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유가와 원화약세는 이처럼 극과 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측의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양면을 지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은 늘 자신이 좋아하는 면에 더 조명을 비추곤 한다. 원하지 않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해도 마치 그것이 세상에 없는 듯 외면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시장은 지금까지 고유가와 원화약세의 긍정적인 면에만 주목해왔다. 이제 서서히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요즘, 과연 시장이 앞으로는 어떻게 움직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