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것인가?'

할리우드의 가족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의 속편인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 왕자'가 15일 개봉된다.

'반지의 제왕'과 곧잘 비교되는 블록버스터이지만 2005년 선보인 첫 편은 아이들 취향에 너무 맞춘 탓에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에서는 변화의 노력이 감지된다.

텔마린족의 왕위 쟁탈전 등 정치적 아이템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등 철학적 고민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어른의 시기에 다다랐기 때문에 다시는 나니아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는 윌리암의 마지막 대사도 인상적이다.

런던에서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던 페벤시 남매는 마법에 이끌려 다시 나니아로 돌아온다.

그들이 나니아의 평화를 만들고 인간 세상으로 떠난 지 13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다.

이제 평화롭던 나니아는 텔마린족에 점령돼 폐허가 됐다.

페벤시 남매는 왕위를 빼앗으려는 삼촌에게 쫓겨난 텔마린의 왕자 캐스피언과 함께 옛 나니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전쟁에 나선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모습의 캐릭터들이 흥미롭다.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말인 나니아인이 있는가 하면 아예 오소리가 사람처럼 말을 하기도 한다.

맹활약하는 생쥐 기사는 귀엽기까지 하다.

특히 나니아족과 텔마린족의 장대한 전투 장면은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내부 갈등으로 인한 나니아족의 첫 패배와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도 짜임새있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처럼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신처럼 무소불위의 능력을 가진 사자 아슬란이 나니아족에 너무 손쉬운 승리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전체 관람가.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