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만 있다면… 7900만원까지 추가세금 없어

해마다 5월이 되면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는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 본인이 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문의도 빗발친다.

이들에게 5월은 '계절의 여왕'이 아니라 '세금의 여왕'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 해외펀드나 역외펀드에서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이들이 적지 않아 올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불성실 신고 시 가산세 40%

매년 1월1일부터 그해 12월31일까지 개인별로 발생한 금융 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경우 그 초과 소득을 다른 소득(부동산 임대,사업,근로소득 등)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8.8~38.5%:주민세 포함)로 납부해야 한다.

이를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라 한다.

올해는 6월2일까지 소득자의 주소지 관할세무서에 확정신고를 하면 된다.

만약 이 기간을 지키지 않거나 세금을 축소해 신고하면 본인이 내야 할 종합소득세의 10~40%까지를 가산세로 물어야 한다.

가산세율은 △고의로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 40% △고의로 과소신고를 하면 20% △실수로 신고를 하지 않거나 과소신고를 했을 시에는 10%다.

고의와 실수인지 여부는 국세청 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종소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높은 세율의 세금을 내야 할 뿐 아니라 자금 출처 조사도 받을 수 있어 제때 신고하는 게 최고의 재테크라 할 수 있다.

◆금융소득 4000만원 넘어도 추가 소득세 없을 수도

예ㆍ적금 및 채권의 이자,주식 배당금,역외 펀드 수익 등을 합쳐 4000만원이 넘는다고 무조건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업주부처럼 금융 소득 외에 다른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은 금융 소득이 7000만원가량 돼도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이자나 배당금에서 얻은 수익에서 이미 종합소득세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소득이 없고 금융 소득만 7000만원인 사람은 4000만원까지는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고 4000만~5000만원 구간은 88만원(세율 8.8%)의 종합소득세를,5000만~7000만원(세율 18.7%)까지는 374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내게 된다.

결국 모두 합해 462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내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람은 7000만원 중 4000만원이 넘는 3000만원에 대해 이미 이자소득세 462만원(세율 15.4%)을 냈기 때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할 소득세는 없다.

이 같은 산식을 통하면 다른 소득이 없고 금융소득만 7900만원 이하인 사람은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세금 외에 추가 의무가 생기기도 한다.

의료보험료가 그것이다.

남편이나 자식들이 가입한 의료보험에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하면 따로 지역 의료보험료를 내야 한다.


◆원고료 강사료는 어떻게 처리하나

원고료나 강사료 같은 기타소득은 3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종합소득 확정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게다가 기타소득은 총수입금액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결론적으로 기타소득이 1500만원이 넘지 않으면 종합소득 확정신고 사항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일시적으로 받은 원고료나 강의료가 1500만원이라면 이 중 80%인 1200만원이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기타소득금액은 300만원이 된다.

결국 종합소득 신고 사항에서 빠지고 300만원에 대해 원천세 22%인 66만원만 떼면 된다.

이때 실제 수령액은 1444만원이 된다.

급여소득자가 아닌 사업자들에게도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항목이 있다.

바로 사업목적으로 지출한 신용카드 비용이다.

그러나 장부기장을 하지 않은 사업자의 경우 과세당국에서 업종별로 정한 경비율만큼만 필요경비로 인정받는다.

따라서 아예 장부에 기장을 하지 않는 사업자들은 설사 사업목적으로 지출한 신용카드 비용이 있다 하더라도 필요경비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급여소득자도 종합소득에 합산해야

통상 급여소득자들은 매년 1월에 연말정산을 통해 지난해 낸 세금 중 일부를 환급받는다.

이 때문에 5월 종합소득 확정신고 때 지난해 급여소득은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급여소득 외에 다른 종합소득이 발생하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때 작년 1년간의 급여소득도 합산해 신고해야 한다.

이때 본인이 받는 연봉 그대로 종합소득세 산정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근로소득 공제'라는 항목을 통해 연봉 구간별로 각각 5~100%를 공제받는다.

여기에 매년 말에 산출되는 소득공제액을 추가로 뺀 금액이 최종적으로 종합소득세 산정에 반영된다.

이 금액에 금융소득 4000만원 초과분이 합해져 종합소득세율의 과표가 된다.

또 연금저축에 가입해 소득공제를 받고 종교단체나 공익단체에 기부금을 낸 뒤 공제를 받는 것은 급여소득자에만 국한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종합소득이 발생하는 누구나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급여소득자뿐 아니라 사업소득자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도움말=박상철 신한은행 PB고객그룹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