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라질 홍콩 등 글로벌 증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해외 펀드에 쏠리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초래한 글로벌 금융 위기가 3월 중순 이후 서서히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해외 펀드의 경우 지난해 6월 정부 조치로 인해 내년 말까지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재진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 프라이빗뱅크(PB) 팀장은 "4월 중순께부터 중국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 투자를 문의해오는 고객이 많다"며 "미국 경기 침체가 각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현재로선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분산투자 대상으로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펀드에 쏠리는 관심

고사 직전까지 갔던 이머징마켓 펀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등 이머징 펀드들은 작년 11월부터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큰 폭의 손실을 입었으나 올 3월 중순께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빠른 속도로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21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20.01%까지 폭락했으나 이후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서 5월9일 기준 6.44%를 기록 중이다.

친디아주식펀드도 8.99%의 1개월 수익률을 내고 있으며 브라질주식펀드 13.18%,브릭스주식펀드 11.91%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은 데 따른 반등의 결과였다.

이에 따라 해외 펀드에 돈이 서서히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등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에 3조300억원 가까운 돈이 유입됐다.

5월 들어서도 9일까지 6109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크게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과세 혜택,따져서 받자

해외 펀드는 내년 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해외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해 6월부터 200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해외 상장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키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펀드라고 다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비과세 혜택은 자산운용사가 국내법에 따라 국내 자금을 모은 후 해외 시장의 주식이나 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역내펀드(Onshore Fund)에만 주어진다.

반면 해외 자산운용사가 국외법에 따라 국내외에서 돈을 모아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역외펀드(Offshore Fund)의 경우 해외 상장 주식 매매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15.4%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상품별로도 비과세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농산물펀드의 경우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 등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들은 비과세 대상이다.

반면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파생''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파생' 등 해외에 상장된 인덱스에 투자하는 파생펀드는 15.4%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또 동일한 지수파생펀드라도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처럼 국내에 상장된 지수일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상장지수펀드(ETF)도 해외에서 설정된 상품은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외국 지수를 따르는 ETF라도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으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 밖에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와 해외에 설정된 역외펀드는 세금을 내야 한다.

역외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펀드도 과세 대상이다.

이와 함께 비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 펀드라도 주식배당금,채권이익,환차익 등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김은정 신한은행 분당프라이빗뱅킹(PB)팀장은 "주식의 매매차익에서는 손실이 발생했지만 환이익처럼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이익이 나면 펀드 전체적으로 손실을 봤어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해외(역내) 펀드 비과세 혜택도 내년까지만 적용되고 이후 재연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승원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비과세 혜택 종료 이전 해외펀드 가입자라도 펀드 가입기간 전체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는 2010년 1월1일 이후 발생하는 해외주식 매각차익은 과세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