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는 지난달 말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한 ELS(주가연계증권)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4월30일을 기준일로 기초자산인 포스코와 하이닉스의 주가가 만기일인 2년 이내에 모두 2% 이상 오르거나 3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준일 주가의 95% 이상을 유지하면 연 20%의 수익으로 조기상환하는 구조였다.

지난 6일 포스코와 하이닉스 주가는 기준일 주가에 비해 4%나 올라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켰다.

이에 따라 K씨는 최초 조기상환일인 오는 7월 말에 원금과 연 20%의 수익금을 더한 1050만원을 받게 된다.

코스피지수가 1800대에서 횡보하면서 목돈을 ELS에 넣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행되는 ELS는 조기상환 조건이 과거에 비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상품들이 많아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한 지난 4월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ELS를 편입하는 ELF(주가연계펀드)에 3864억원이 몰렸다.

같은 기간에 해외주식형펀드에 7652억원,국내 주식형펀드에 476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점을 감안하면 파생형 펀드인 ELF에 이례적으로 많은 자금이 몰린 셈이다.

업계에선 증권사에서 직접 투자자에게 판매해 펀드에 편입되지 않는 ELS까지 포함하면 전체 ELS 판매 규모는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LF 설정 규모도 지난 4월 말 현재 12조원을 넘어섰다.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유인금 장외파생상품팀장은 "지금 펀드에 가입해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더라도 기대수익률은 10% 수준이지만 ELS는 15~20%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조기상환 조건도 과거에 비해 투자자에게 많이 유리해졌다.

과거에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10~15% 올라야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됐으나 요즘은 2%만 올라도 확정 수익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또 6개월 조기상환 조건도 예전엔 주가가 '기준가 대비 90% 이상'이었지만 요즘은 80~85%만 유지해도 수익금을 지급한다.

수익률도 올 들어선 20% 이상인 상품도 많다.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기초자산의 하락폭도 과거에는 40%였지만 요즘 나오는 상품은 50%가 대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자산전략부장은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투자기간을 길게 보고 기초자산의 주가를 평가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