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사장의 연봉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공공기관 계약경영제 실시방안'에서 차관급(올해 1억800만원)보다 연봉이 많은 금융기관장의 연봉을 민간업계의 보수 수준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낮추고，연봉이 차관급보다 낮은 공기업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기업 사장 기본급이 평균 1억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지난해 차관은 1억100만원) 연봉이 크게 줄어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장의 연봉은 이 같은 기본급 책정 기준과 성과급 지급률을 적용하면 연봉이 절반가량 깎여나갈 가능성이 있다.


◆공기업장 연봉 얼마나 깎이나


새로 공모를 통해 뽑히는 공기업 사장은 차관급 공무원 연봉을 기본으로 성과급을 더해 연봉을 받게 된다.

한국전력 도로공사 등 24개 공기업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공기업 성격의 기타 공공기관은 기본급에 최고 200%까지 성과급을 더해 줄 수 있다.

최대 3억2400만원까지 연봉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총보수가 평균 5억7900만원이었던 3개 국책은행(산은 기은 수은) 최고경영자(CEO) 연봉 수준은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대폭 줄어들게 된다.

평균 3억7900만원을 받던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CEO 중에서도 연봉이 깎이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방안을 내놓으면서 "금융기관장의 기본연봉(지난해 평균 2억9000만원)은 민간 동종업계의 보수 수준 등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보수조정소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재정부 안팎에서 '차관급의 150%선(1억6200만원)'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상여금(200%)을 전부 받는다는 보장이 없어 일부 국책은행장의 연봉 하락폭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경영 성과 미흡 땐 퇴출도


현행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결정적인 문제가 없는 한 경영성과 평가만으로 공공기관장을 해임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정부는 공공기관장에게 1년 단위의 경영계획서를 내도록 해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지에 대해 평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계약서 제출대상이 아니었던 기타 공공기관 기관장도 경영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그리고 평가에서 4단계 중 최하위인 '미흡'을 받으면 퇴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아울러 공공기관장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주무부처의 장.차관에도 지도.감독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공모제 활성화 대상기관 공개


아울러 정부는 공모제 활성화 대상 기관 90곳도 이번에 공개했다.

이들 기관의 임원추천위회는 외부 간섭없이 공정하게 심사하고 적임자가 없을 경우에 예비후보를 발굴하거나 재공모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또 유능한 민간전문가가 지원하기만을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헤드헌터사나 관련 학계 단체 등을 통해 추천을 받아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기로 했다.

현승윤/차기현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