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홈에버 인수
홈플러스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가 이랜드 계열의 대형마트 홈에버(법인명 이랜드리테일)를 인수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유통업계 및 M&A(인수ㆍ합병)업계에 따르면 홈에버는 전국 35개 매장을 테스코에 2조원이 웃도는 금액에 일괄 매각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기존 67개 매장에 홈에버 매장을 합쳐 총 102개 매장을 보유하게 돼 111개 매장을 가진 선두업체 이마트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매각은 홈에버가 까르푸 인수 비용 1조7100억원과 매장 리뉴얼 비용,금융 부담 등을 빼고 1000억원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조건이다.

인수 자금은 테스코 본사가 조달하며 홈에버를 인수한 뒤 독자 법인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까르푸를 인수한 홈에버는 지난해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낸 데다 과도한 차입인수(LBO) 방식으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돼 홈에버를 매각키로 결정하고 영국 테스코를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홈에버 인수로 그동안 제기됐던 국내 '철수설'을 잠재우는 동시에 3위 롯데마트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이마트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게 됐다.

그동안 해외 자금 유치에 치중했던 홈에버는 적자 확대와 경쟁심화로 더 이상 유통업을 영위할 수 없어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에버의 매각은 시간 문제였다"며 "경영 불안과 실적 부진으로 인해 결국 매각 수순을 밟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홈에버의 매장 중 절반 이상이 임대여서 자산가치가 높지 않아 과도한 인수 가격이란 지적이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인해 매장 점거 농성을 해온 홈에버 노조 문제도 걸림돌로 꼽힌다.

홈에버는 지난해 매출 1조5767억원에 순손실 1939억원을 기록했다.

유재혁/김진수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