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본격적인 사업행보에 들어갔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지난 2월 '에이치바이온'을 가등기한데 이어 지난 9일 주식회사 '에이치바이온'의 대표이사로 등기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된 '에이치바이온'의 사업목적에는 바이오신소재, 바이오장기 연구를 비롯해 동물 복제, 형질전환 유전자, 체세포핵이식 기법을 이용한 바이오리액터 등의 연구·개발 등이 포함돼있다. '에이치바이온'의 자본금은 13억원이고 발행 주식 총수는 1040만주이다.

이 같은 황 전 교수의 행보는 장모를 통해 사업의지를 내비쳐왔던 지난 4개월여와는 사뭇 다른 것.

이는 비티캠이 제이콤을 통한 우회상장 추진이 여의치 않자 황 전 교수가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행보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황 전 교수의 사업의지는 지난해 12월 장모가 대표로 있는 의약품 업체 비티캠이 코스닥 상장사 제이콤을 인수하고 우회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인된 바 있다.

이후 비티캠은 황 전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팀 제자였던 미국 바이오 업체 수석연구원으로 알려진 신모 박사와 미국 텍사스A&M 대학 최모 박사 등 6명 가량의 연구진과 함께 무균 돼지와 말 복제 관련 연구를 진행할 계획까지 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티캠은 지난달 14일 제이콤을 합병할 것이라고 공시하기도 했지만, 제이콤의 전 최대주주 제너시스투자자문이 비티캠에 넘기기로 했던 주식의 잔여분을 장내 매도하면서 비티캠의 우회상장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황 전 교수는 가등기했던 '에이치바이온'의 사업등기를 단행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채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2월 15일에는 '에이치바이온(hbion)'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도메인을 이미 등록 완료해놨다. 현재 홈페이지를 열지 않아 접속은 되지 않지만 닷컴(http://www.hbion.com) 주소를 비롯해 국내도메인(http://www.hbion.co.kr), net, org, kr 등 관계된 홈페이지를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어 지난 2월 27일에는 '회사설립의 상호가등기'를 접수하면서 황 전 박사의 최측근이자 후원자로 알려진 수암재단 박병수 이사장과 대리인으로 알려진 조용석씨를 발기인으로 등록했다. 에이치바이온의 본사 주소지 또한 서울 방배동 수암재단 빌딩(현재 불교TV 본사)으로 등록돼 있다.

이사진은 황 전 교수를 비롯한 최측근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민권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줄기세포 사건 후 지난해 '황우석 리포트'라는 책을 발간하는 등 황 전 교수를 지지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사로 등재된 황인방씨는 대전 순풍산부인과 원장으로 황 전 박사와는 대전고 동문(51회)이고, 동문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조용석씨는 발기인에 이어 이번 이사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가등기에서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수암재단 박병수 이사장은 임원진에서 빠졌다.

박 이사장은 코스닥 회사인 에스티큐브(舊 에스켐)의 최대주주이면서 황 교수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이번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지 않음에 따라 표면적으로 황 전 박사와 거리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