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투자은행인 EFG 헤르메스(Hermes)는 14일 "중동 및 아프리카지역은 풍부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보이고 있어 여타 신흥시장을 대체할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FG 헤르메스의 프라빈 자그바니 자산운용본부장은 KB자산운용 주최로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중동/아프리카 시장현황 및 동향' 간담회에서 "MENA(middle east north africa) 지역은 매년 5000억달러가 넘는 경상수지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GCC(걸프연안 6개국) 국가가 원유수출로 거둔 수익만 1조5000억달러에 이르며 경상수지 흑자는 750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

자그바니 본부장은 "배럴당 가격이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원유수출로 매년 50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고,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도 2020년까지 5조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에서 거두는 수익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다시 MENA 지역 내 투자붐을 일으켜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작년 MENA 지역 실질 GDP 성장률은 6.4%로 라틴아메리카(5.1%), 동유럽(5.5%), 동남아시아(5.9%)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아시아 정도만이 경쟁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투자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관련해 "이 지역 정치적 리스크는 이미 수십년간 지속돼 왔기 때문에 면역이 생긴 상태"라며 "극단적인 정치적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국제 유가는 오히려 더 상승할 것이고,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동성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증가 및 지분 소유 제한 완화, IPO 확대 등으로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으며 거래규모도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기준 MENA 지역의 시가총액은 1조2960억달러로 라틴아메리카(2조7840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지만, 거래규모는 42억7900만달러로 라틴아메리카의 두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차익 기회가 기대된다는 점도 호재다.

자그바니 본부장은 "대부분 미국 달러에 페그돼 있는 GCC 국가들의 통화가 평가절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평가절상 전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이라는 호재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4일 출시한 'KB MENA 주식형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EFG 헤르메스(Hermes)는 아랍 대표 투자은행으로, 이집트, UAE,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 25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다.

운용자산이 약 80억달러에 이르며, 하버드 대학기금의 해당 지역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KB MENA 주식형 펀드'의 모펀드인 헤르메스의 MEDA 펀드는 작년 5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MSCI 아라비아 지수 상승률인 47%를 웃돌았으며 올 들어서도 9%(4월30일 기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KB MENA 주식형 펀드'는 여타 중동ㆍ아프리카 펀드와 달리 고유가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