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비용 부담.노사갈등 겹쳐 20개월만에 홈에버 포기

이랜드 그룹이 20개월 만에 대형 마트 사업을 접었다.

무리한 인수합병(M&A) 비용에다 비정규직 문제 등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결국 홈에버를 떼내는 대신 다른 부문을 살리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의류업으로 출발한 이랜드는 2003년 뉴코아,2006년 한국까르푸(현 홈에버)를 인수하며 자산총액을 5조원대로 불려 일약 재계 30위권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한국형 LBO(Leveraged Buyout)' 전략을 펴 주목받았다.

하지만 쉼없이 달려오던 이랜드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과도한 인수 비용이었다.

홈에버는 작년 말 총부채가 1조7000억원대에 달했고 설상가상 비정규직 문제로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지난해 1939억원의 적자를 냈다.

캐시카우가 아니라 '돈 먹는 하마'가 된 것이다.

이랜드는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해 중국 현지 법인의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노조 방해 속에 무산되면서 그룹의 재무구조 정상화 계획이 꼬였다.

이랜드는 이번 홈에버 매각으로 45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패션 및 아울렛 부문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건설♥레저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패션부문에선 중국 내 백화점에 직영매장을 매년 1000개 이상 확대하고 미국시장에서는 '후아유' 브랜드로 5년 내 2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매출 2조원 이상,매출 비중 50% 이상을 달성한다는 것.

또 이랜드건설을 아파트,상업♥유통시설 건설 및 해외 사업을 펴는 종합 건설사로 도약시키기로 했다.

레저부문에선 이랜드레저비스가 기존 3개 특급호텔,5개 콘도사업을 시작으로 추가로 호텔♥콘도를 인수하고 여행사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장성호/안상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