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에게 1986년 미국 컨설팅엔지니어링협회 주관의 제16차 연례 엔지니어링 우수상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긴 공사다.

페낭대교는 말레이시아 본토와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관광도시 페낭 섬을 연결하는 총연장 14.5km으로 해상구간만 8.5km에 이른다. 1985년 완공당시만 해도 아시아에서 최대, 세계적으로도 3번째로 긴다리였다.

1982년1월에 착공해 1985년 9월에 교량 및 인터체인지, 접속도로를 모두 준공했다. 페낭대교는 건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기록에 남을 만한 공사였다.

지반이 약한 바다 위에 교량을 세우기 위해 콘크리트 파일을 박아 바닷물을 막고 지반을 다진 휴 교각을 세워야 했다. 현대건설은 공사에 필요한 파일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동양 최대의 파일공장을 현지에 만들었다.

페낭대교 건설에 소요된 콘크리트 파일 수는 총 10,563개. 직경 1,000.mm짜리 파일의 경우 길이가 60m나 되며 이 파일을 박기 위해 20톤급 증기 해머를 컴퓨터로 원격 조정해 500회 이상 때려야 했다.

직경 500mm 짜리 파일 하나의 무게는 59톤이었다. 애초에는 파일의 길이가 30m 였으나 그 두 배인 60m파일을 박아야 나중에 거대한 다리를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래서 우선 파일을 박은 다음 다른 30m짜리 파일을 용접으로 이어서 또 해머질을 하는 공법을 택했다.

최종 공사 금액은 3억4,500만달러. 페낭대교 입찰에는 세계유수의 13개 건설회사가 참여했는데 가격 면에서 프랑스 베르나르사가 최저입찰 이었다. 현대건설은 그 회사보다 공기를 10개월 앞당기겠다고 제안했다.

공사를 일찍 끝내고 통행료를 받으면 더 이익이 아니겠느냐고 말레이시아 정부를 설득한 게 주효해 공사를 따냈다. 1985년 8월 3일 페낭대교 개통일 날 마하티르 총리는 자국산 승용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며 개통을 축하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