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 첫 회의 "경제 능력 벗어나는 복지는 위험"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박사는 14일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조세 인하,노동시장 유연성,양질의 교육 등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킴으로써 성장동력을 재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르망 박사는 이날 출범한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글로벌 시대,한국의 국가브랜드 제고방안'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경제는 성숙단계에 접어들지 않아 성장률을 더 높일 수 있고,또 그래야만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소르망 박사는 미래기획위 회의에 앞서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한국은 기업가 정신과 법치를 원동력으로 빈곤과 의존에서 벗어나 존중받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자기 만족에 빠지거나 기존의 방식만을 되풀이하려 한다면 이런 성공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세계 선도국가인 미국과는 격차가 큰 상황이므로 격차 축소의 여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회안전망은 확충하되 경제적 능력을 초월하는 복지 국가 추구는 경계해야 한다"며 "복지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한국 경제가 이뤄놓은 성과조차 흔들릴 수 있다"고 충고했다.

소르망 박사는 "성장동력 재점화를 위해 한국문화를 경제적 가치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 삼성과 같은 민간 브랜드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고유의 국가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장을 맡은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아ㆍ태 담당 회장은 '선진화와 한국의 현 위치'라는 발제문에서 "한국은 최근 국가발전 속도의 정체를 경험하고 있다"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과학과 기술 등 '하드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이나 교육과 기업 규제,외국인 투자,노동시장 유연성,법질서 확립 등 '소프트 인프라'에선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적뿐만 아니라 인적,사회적 격차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트렌드 세터(유행에 앞선 사람)'가 돼야 한다"며 "이번 5년이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 미래기획위의 1차 회의에선 한국의 현 위치에 대한 진단과 함께 미래발전 방향에 대한 심층 토론을 벌였다.

안병만 위원장은 "향후 10년은 선진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며 "올해 8ㆍ15 건국 60주년을 계기로 선진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과제를 담은 종합비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안 위원장을 비롯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28명에게 민간위원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이 사회가 과거와 싸우면서 많은 것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에 희생되는 것은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