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14일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브라질 외의 국가에도 투자하라는 보고서를 낸 뒤 멕시코와 칠레의 비중을 높인 '삼바 라틴아메리카 주식형 펀드'를 출시한다고 밝혀 눈총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오전 글로벌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단기간 충분히 올랐다는 점에서 멕시코 등으로 투자의 시계(視界)를 넓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즉 기존의 브라질 외에도 멕시코, 칠레, 페루 등의 남미국가도 시장전망이 밝다면서 '비중확대' 투자를 권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브라질 이외에 투자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남미펀드는 브라질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직접투자의 방법도 거의 없기 때문.

대우증권이 오전에 낸 보고서는 결국 '누구를 위한 보고서인가?'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대우증권이 몇 시간만에 해결했다.

대우증권은 오는 15일부터 브라질 외의 국가비중을 높인 '삼바 라틴아메리카 주식형펀드’를 출시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펀드는 산은자산운용이 운용하며, 중남미 최대 금융그룹 이타우의 자회사인 '이타우자산운용'의 자문을 받는다.

투자 벤치마크 대상은 MSCI Latin America Index(USD)로 90%를 차지하며, 여기서 브라질 비중은 60% 가량을 차지하며, 멕시코는 26%, 칠레 11%, 페루 3%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Top Down 방식에 의해 국가와 섹터별 비중을 결정하고, Bottom-up 방식에 의한 종목을 선정해 벤치마크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게 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브라질 외의 국가 비중이 높고 앞으로도 높아질 가능성이 많은 펀드"라며 "투자 대상국가의 통화가치 상승 시 환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이 펀드를 살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 것만 같다. 남미 지역에 대한 투자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본 뒤 이 펀드의 설명을 들으면 무조건 가입하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

한때 일부 증권사들이 특정종목에 대한 '매수'의견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이 몰려들면 사전에 사두었던 주식을 판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은 적이 있다.

대우증권이 이날 내놓은 보고서의 진정한 목적도 투자자를 안내한다는 선의에 있는 것인지 상품을 좀더 팔아보겠다는 상술인지 알쏭달쏭하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