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북미 모바일TV' 손 잡는다

기술표준 공동개발하기로 전격 합의

기술표준 공동개발하기로 전격 합의

美, 내년 상반기 확정 … 시장 선점 기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모바일TV 기술 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두 회사가 함께 개발할 북미 모바일TV 기술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끔 하는 서비스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사진 오른쪽)과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백우현 사장(왼쪽)은 1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북미 모바일TV 기술 표준 협력을 위한 조인식'을 갖고 이 같은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두 회사가 손을 맞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모바일TV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두 회사는 기술 규격을 함께 개발한 뒤 미국 DTV위원회(ATSC)에 공동 명의로 기술표준을 제안키로 했다.

지금까지 업계에선 북미 모바일TV 기술 표준 채택을 놓고 삼성전자의 A－VSB(Advanced Vestigial Sideband),LG전자의 MPH(Mobile Pedestrian Handheld) 등을 포함해 톰슨-미크로나스 연합이 제안할 기술(명칭 미정) 등이 경쟁해 왔다.

삼성전자의 A－VSB 기술은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방송사 측에서는 기존 디지털TV 장비에 전환 장치만 더하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청자들은 A-VSB 수신 칩을 달면 휴대폰이나 노트북,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에서 손쉽게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의 MPH 기술은 이동 중 수신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속 90㎞로 달리고 있는 차안에서도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하며 기존 지상파 디지털 방송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별도의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두 가지 기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새로운 기술 표준을 제안하겠다는 복안이다.

북미 모바일TV 기술 표준 선정은 '오픈 모바일 비디오 연합(OMVC)'의 기술 테스트를 거쳐 미국 DTV위원회가 2009년 상반기께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공동 기술 개발로 앞으로 북미 모바일TV 기술 규격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북미 모바일TV 시장은 2006년 2억달러에서 지난해 16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2010년에는 시장 규모가 41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의 모바일TV 전송 방식이 표준으로 채택되면 모바일TV용 휴대폰,내비게이션,노트북 등 관련 제품 판매뿐 아니라 모바일TV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방송 수신 칩 판매 등을 통해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미방송사연합(NAB)에 따르면 2012년 모바일TV 휴대폰은 1억3000만대,기타 모바일TV 휴대기기는 250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 백우현 사장은 "국내 전자 업체가 세계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춘 데 이어 이번 기술 분야 협력으로 북미의 새로운 모바일TV 기술 표준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