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마법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에서 4강신화를 창조했던 거스 히딩크(62)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본선 출격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5일(한국시간) 유로 2008에서 뛸 대표팀 예비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예선 9경기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해 본선 진출에 기여했던 간판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26)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오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크에서 2001년 데뷔한 케르자코프는 2004년 러시아 리그 득점왕에 올랐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한 뒤 주전 자리를 잃고 스페인 세비야로 이적했다 지난 2월 러시아 다이나모 모스크바에 둥지를 틀었다.

히딩크 감독은 케르자코프 탈락에 대해 "후보에 올라 있는 많은 선수들이 있고 선수를 선택하는 데 (포지션)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특유의 용병술이라는 해석이 많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러시아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기존에 활약하던 베테랑 알렉세이 스메르틴, 예고르 티토프, 예브게니 알도닌을 배제하고 로만 파블류첸코, 안드레이 아르사빈 등 중견 선수와 블라디미르 비스트로프 등 신예들을 대거 기용하는 등 팀을 개혁했다.

러시아는 히딩크의 지휘 아래 유로 2008 예선 때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본선 진출 경쟁에서 막판 극적인 뒤집기 쇼를 연출하고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히딩크 감독은 대신 서른두살 미드필더 세르게이 세마크와 신예 수비수 레나트 얀바예프, 미드필더 올레그 아바노프 등을 새롭게 낙점했다.

한편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 개최할 유로 2008은 다음 달 7일 개막되고 러시아는 2004년 챔피언 그리스와 `무적함대' 스페인, `바이킹군단' 스웨덴과 같은 D조에 편성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