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쇼가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적었다는 것은 완전한 오역입니다."

'영어상식칼럼100' 등을 낸 재야 '영어 연구가' 이윤재 한반도영어공학연구원장(59)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논객들이 칼럼에 오역을 인용하고 있는 사례가 숱하게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명에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이라고 적어달라고 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이 표현은 "무덤 주변에서(세상 여기저기서) 살 만큼 살다보면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나는 알았지"로 바꿔야 한다.

이 원장은 "이 문장에서 stay around 뒤에는 '묘지'가 생략돼 있다고 보는 것이 어법상 맞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게 영어는 '공학'이다.

"영어 문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인 체계에 근거해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원어민도 쉽게 혼동하는 영어의 사례로 'a'와 'the'를 들었다.

"감기에 걸리는 것은 'catch a cold'고 독감에 걸리는 것은 'catch the flu'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외우기만 하면 곧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죠." 그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이므로 대상을 특정해 the를 사용할 수 있지만,감기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중 하나에 걸리는 것이므로 a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처럼 영어 삼매경에 빠지게 된 것은 40여년 전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보성 출신인 그는 어느날 영어를 완전히 정복하기로 작심하고 온 동네의 영어책을 모두 빌려와 쉬운 동화책부터 가장 어려운 '메들리 삼위일체''영어구문론' 등까지 일렬로 세웠다.

이를 순서대로 독파하자 불과 석 달 만에 가장 어려운 책을 마스터할 수 있었다는 것.이후 20대 후반,현대건설 중동 현장에서 근무할 때 사귄 한 영국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영어이론을 세웠다고 한다.

이 원장은 "시험을 보지 않을 사람들조차 토익이나 토플 문제집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희극이자 비극"이라며 "죽기 전까지 50권의 영어이론에 관한 책을 내서 '영어의 팔만대장경'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