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긴 아기공룡 보행렬(이어진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는 15일 경북 의성군 금성면 만천2리 화석지에서 약 1억1000만년 전의 아기공룡 발자국 100여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가로 5m,세로 7.5m 정도의 암반에 찍힌 이 발자국들은 20여 마리의 공룡이 남긴 것으로 그 중 초식공룡(용각류) 4마리와 육식공룡(수각류) 4마리의 보행렬은 육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다.

특히 목이 길고 네 발로 걷는 초식공룡인 용각류 아기공룡 두 마리가 앞서가는 어미를 따라간 보행렬은 각각 4.25m와 4.35로 지금까지 세계 최장 아기공룡 보행렬인 경남 고성 화석지(3.4m)보다 긴 것으로 확인됐다.

발자국 크기도 9~10㎝로 가장 작은 편에 속하며 보행렬을 분석한 결과 용각류 아기공룡들의 보행 속도는 시속 2~5㎞,이들의 바로 옆에서 발견된 육식공룡의 보행속도는 3~10㎞로 나타났다.

주로 무리생활을 하는 초식공룡의 발자국 주위에 육식공룡의 발자국들이 다수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아기공룡을 공격하려는 여러 마리의 육식공룡들이 빈틈을 노리며 여러 방향에서 걸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공룡발자국 전문가인 미국 콜로라도대 마틴 로클리 교수의 말을 인용해 "어미가 아닌 새끼 용각류의 보행렬은 지금까지 한국·포르투갈·중국에서만 보고됐을 만큼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특히 이렇게 작은 아기 공룡들의 보행렬이 어미 공룡이나 천적인 육식공룡들과 함께 길게 발견된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지역에 대한 정밀 학술조사를 통해 오는 10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제68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공식 보고할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