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조선시황 논쟁 … 3대 쟁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후판값 치솟아 발목↔국산은 오히려 저렴
향후 조선시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호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과 앞으로 최소 3년간은 '좋은 시절'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는 양상이다.
선박 발주량과 공급 능력,선박 가격 등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조선업의 미래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올 초 외국계 증권사의 비관론으로 촉발된 '조선시황 논쟁'이 '제2라운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선박 발주량 줄어든다는데…
배를 지어달라는 주문이 작년만 못할 것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대신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8020만CGT)의 40% 수준인 3000만~3400만CG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겠지만 절대 주문량 감소에 따른 수주 경쟁 심화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시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수주 감소세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이봉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발주량은 조선시황을 가늠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기간을 넓게 놓고 해석해야 한다"며 "2008~2012년 연 평균 발주량은 2001~2005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조기술 부족으로 선박 납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중국 덕에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올 1~4월 중 200척에 가까운 선박의 납기를 지연시키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납기 지연은 수주능력 감소로 이어져 전 세계 조선시장이 내년 이후에도 공급부족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다시 순항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배값 떨어지나?
2002년 이후 선박 가격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조선.해운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달 평균 선가는 185포인트(1988년1월=100포인트)로 6년 전인 2002년(106포인트)에 비해 70% 이상 비싸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발주량 감소로 이 같은 선가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량이 줄어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 배값을 깎아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조선부문 설비투자 증가도 선가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의 연간 건조능력은 2004년 800만CGT에서 최근엔 1590만CGT로 두 배 가량 늘었고,중국은 같은 기간 290만CGT에서 1190CGT로 4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한국 등 몇 곳으로 한정돼 있어 최소한 내년까지는 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기우로 치부한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소의 도크 증설은 앞으로 발주증가가 예상되는 해양플랜트와 컨테이너선 등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과잉 투자설비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판(厚板)이 조선업 발목잡나?
갈수록 비싸지는 후판도 복병이다.
작년 초 t당 58만5000원 하던 포스코 후판은 현재 78만5000원에 거래된다.
조선회사들의 원가경쟁력에는 분명히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구나 철광석과 유연탄 등 후판 원재료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후판값 인상 추세가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균 한화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후판 값은 세계에서 가장 싼 수준이어서 다른 경쟁국 조선회사에 비해 오히려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높아진 반면 원화 가치는 떨어져 중국 조선사들에 비해 유리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최원경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시 제시하는 후판 가격은 t당 1300~1500달러로 현재 후판 값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2010년 이후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국내 조선업체들의 호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과 앞으로 최소 3년간은 '좋은 시절'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는 양상이다.
선박 발주량과 공급 능력,선박 가격 등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조선업의 미래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올 초 외국계 증권사의 비관론으로 촉발된 '조선시황 논쟁'이 '제2라운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선박 발주량 줄어든다는데…
배를 지어달라는 주문이 작년만 못할 것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조선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겠지만 절대 주문량 감소에 따른 수주 경쟁 심화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시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수주 감소세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이봉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발주량은 조선시황을 가늠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기간을 넓게 놓고 해석해야 한다"며 "2008~2012년 연 평균 발주량은 2001~2005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조기술 부족으로 선박 납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중국 덕에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올 1~4월 중 200척에 가까운 선박의 납기를 지연시키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납기 지연은 수주능력 감소로 이어져 전 세계 조선시장이 내년 이후에도 공급부족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다시 순항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배값 떨어지나?
2002년 이후 선박 가격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조선.해운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달 평균 선가는 185포인트(1988년1월=100포인트)로 6년 전인 2002년(106포인트)에 비해 70% 이상 비싸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발주량 감소로 이 같은 선가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량이 줄어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 배값을 깎아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조선부문 설비투자 증가도 선가 하락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의 연간 건조능력은 2004년 800만CGT에서 최근엔 1590만CGT로 두 배 가량 늘었고,중국은 같은 기간 290만CGT에서 1190CGT로 4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한국 등 몇 곳으로 한정돼 있어 최소한 내년까지는 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기우로 치부한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소의 도크 증설은 앞으로 발주증가가 예상되는 해양플랜트와 컨테이너선 등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과잉 투자설비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판(厚板)이 조선업 발목잡나?
갈수록 비싸지는 후판도 복병이다.
작년 초 t당 58만5000원 하던 포스코 후판은 현재 78만5000원에 거래된다.
조선회사들의 원가경쟁력에는 분명히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구나 철광석과 유연탄 등 후판 원재료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후판값 인상 추세가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균 한화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후판 값은 세계에서 가장 싼 수준이어서 다른 경쟁국 조선회사에 비해 오히려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높아진 반면 원화 가치는 떨어져 중국 조선사들에 비해 유리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최원경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시 제시하는 후판 가격은 t당 1300~1500달러로 현재 후판 값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2010년 이후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