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 물가가 30% 넘게 폭등했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급등한 결과로 정부의 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3%로 1998년 5월(31.9%)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5.6%에서 올해 1~3월 20%대로 높아진 데 이어 4월에는 30% 선마저 뚫었다.

수입 물가가 급등한 이유는 원유 금속 등 국제 상품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1000원 이상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달러화 기준으로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국내에 수입되는 과정에 환율 상승 효과가 겹치면서 한 차례 더 가격이 뛴 셈이다.

4월 수입물가 상승률 31.3% 가운데 9.4%포인트가 환율 효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원자재 값이 원유 액화천연가스 동광석 등 광산품 가격상승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58.5% 뛰었다.

중간재도 경유 휘발유 등 석유화학제품과 금속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20.4% 올랐다.

자본재(12.5%) 소비재(14.1%)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4%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4%대에서 고공 행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원자재 값과 환율 상승 효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간 기준으로 4.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