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정치 동맹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브릭스 4개국 외무장관들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브릭스 국가들끼리 모여 정식으로 회담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프라납 무커지 인도 외무장관은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이 도착하기 앞서 전날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미리 만남을 가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회담에선 △에너지 개발과 기후변화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방안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등이 논의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브릭스 4개국은 지난해 GDP(국내총생산)가 전 세계 GDP 가운데 12%를 차지했으며,GDP 증가율도 5~11%대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과 인도 중국을 G8(선진 8개국,독일 러시아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에 새롭게 편입시킬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2003년 '브릭스'라는 신조어를 처음 등장시켰던 짐 오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담은 브릭스가 단순히 경제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세계질서에 큰 영향을 주는 권력체라는 점을 인식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윈틴 수석외환전략가도 "브릭스 국가들은 이 회담을 통해 미국 중심의 헤게모니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와 그에 걸맞은 성장세를 과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브릭스 회담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주제는 바이오에너지다.

특히 최근 바이오연료 개발이 곡물가격 상승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바이오에탄올 주 생산지인 브라질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15일 브라질 국영통신사인 아젠시아 브라질과 인터뷰에서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는 식량값 폭등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아모링 외무장관은 산유국인 러시아에 비해 바이오에너지에 높은 관심을 보여 온 인도 및 중국의 외무장관들과 바이오연료 개발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