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외국인 수급에 좌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대우증권은 한국증시가 상대적으로 싸고, 환차익에 따른 부수적인 수익 효과가 가능하며, 외국인도 IT주식을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과 관련해 “올해 4월 MSCI 지수 기준으로 한국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률)은 MSCI 평균 PER 11.9배보다 낮은 11.3배, 올해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전체 평균이 2.1배지만 한국시장은 1.5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고수익+저위험 시장인데, 최근 글로벌 투자 환경이 고위험 추구와 극도의 위험회피의 중간 단계로 보여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봤다.

주요 국가별 GDP(국내총생산)대비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한국은 93% 수준에 그치는데, 미국, 일본 등 주요선진국이나 대만(183%), 남아공(150%), 러시아(104%)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주가는 경제규모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중장기적 목적의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투자지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차익에 따른 부수효과에도 주목했는데, 달러화 약세 국면에서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유달리 약세인데, 올해 분기별 평균 원/달러 환율 추이는 2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현 시점은 원화 강세 반전을 통한 환차익을 기대할 만한 시점이라고 봤다.

IT 주식 선호현상과 관련해서는 “최근 한달간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5종목에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IT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IT설비 투자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구조적인 IT산업 사이클 개선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대우증권의 분석과 궤를 같이 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연방금리가 다시 2%까지 낮아지면서 다시 재개되고 있는 미국의 저금리 시대, 올 들어 달러화 대비 나홀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원화환율이 외국인투자가들에게 가격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국내증시에서 이들이 유지해왔던 매도우위 관점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배경에서 외국인 매수세를 바라본다면 미국의 저금리와 원화약세라는 변수가 당장에 크게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세의 연장 가능성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T주들의 조정 여부도 외국인 동향과 연결해 해석했다. 외국인들의 최근 매수세가 IT주와 철강주로 집중되고 있는데, 지난 주말 개별악재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LG디스플레이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IT주 전반에 걸친 외국인들의 매수관점이 이어진다면 여타 IT주들에 대한 조정압력의 상당 부분을 상쇄시켜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