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홍콩 중원대(中文大) 대강당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곳은 아시아 지역 명문대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박수를 치고 괴성을 지르며 서로를 격려하거나 경쟁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은 중국의 베이징대,일본의 도쿄대,싱가포르의 싱가포르 경영대 등 아시아지역에서 참가한 학생들로 그동안 기성 기업인들이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참신한 아이템을 발표하고 경쟁을 벌였다.

홍콩의 토토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광대한 캠퍼스를 가진 중원대에 모인 300여명의 대학생들은 영어로 자신들이 개발한 창업아이템을 발표하고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다른 나라 학생들을 찾았다.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KT&G가 협찬한 이번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간 홍콩의 중원대와 리버사이드호텔에서 토론의 장을 만들고 홍콩 금융가를 함께 거닐면서 상대방의 창업아이템을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이들 아시아 지역 대학생들은 가능한 정치적인 문제를 배제하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친교활동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큰돈 들이지 않고서도 성공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대거 선보였다.

강병수씨 등 한국 대학생그룹이 개발한 아이템들도 그러했다.

사람들은 외출을 하고나서 대부분 현관 문을 제대로 잠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걱정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이 개발한 열쇠가 바로 이런 점을 아이디어로 내놓은 발명품으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서도 문을 잠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에 참가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한국 대학생그룹은 이 기술에 대해 이미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이번 행사에서 친해진 아시아지역 대학생들을 사업 파트너로 해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번에 참여한 아시아지역 대학생들은 포털사이트인 아시아대학생벤처포럼(ASVF)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이번에 확대 결성된 ASVF(www.asiansvf.com)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벤처창업을 꿈꾸는 아시아지역대학생 1만여명을 회원으로 삼아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자유토론회에서는 아시아지역 대학생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앞으로 창업을 한 뒤에도 서로 도와가며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자는 다짐도 했다.

이번 창업교류전이 열리기 전 홍콩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4개국 대학생들이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하기도 했으나 홍콩 공항에서 헤어질 땐 서로 부둥켜안으며 정겹게 우정을 나누었다.

이들은 앞으로 아시아지역이 세계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게 서로 협조하자며 굳게 악수했다.

이 같은 대학생들의 창업 의지를 살릴 수 있게 중소기업청은 대학생이 창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으며 KT&G도 지속적으로 협찬해 주기로 했다.

중기청은 대학의 신기술 창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교수와 대학생이 공동으로 회사를 창업하는 것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대학생들의 창업활동 촉진을 위해 이들 조직을 확대 개편해 창업보육센터를 통한 창업 활동도 더욱 늘리기로 했다.

중기청은 해외에서 열리는 창업대회에 참가시켜 보다 참신하고 시장성 높은 창업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 국내에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활용해 창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적극 마련하고 있다.

홍콩=이치구 한경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