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0년쯤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해운업계 구조조정 시기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36년 동안 해운업계 외길을 걸어온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이 최근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해운업계 전반에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창립 31주년을 맞아 기자와 만난 박 사장은 "최근 벌크선(부정기선) 호황으로 해운업계가 잔칫집 분위기인데 세계적인 해운업체들은 오히려 컨테이너선(정기선) 발주에 나서는 등 활황 뒤에 닥칠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2~3년 동안 중국과 유럽경기가 살아나면서 이 곳으로 넘쳐나는 물량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용으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부침이 심한 해운업의 특성상 닥쳐올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최근 전 세계 해운업체 CEO들이 모이는 세계해운협의회(WSC)에 다녀왔는데 2~3년 뒤에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며 "한진해운은 이미 2010년 이후 컨테이너선 활황에 대비해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17척 발주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세계 5위 선사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한진해운 조직의 '유연성'을 유독 강조했다.

조직의 빠른 대응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소신에서다.

박 사장은 "현재 8 대 2인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비중을 6 대 4로 바꿔나가되 업황에 순발력있게 대처할 수 있는 인력 운용에 중점을 두겠다"며 "당분간 벌크선에서 수익을 내면서 3년 뒤 시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