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시간입니다. 오늘은 민간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건설경제연구소를 설립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GS건설경제연구소 초대 소장님을 모시고 여러 가지 건설 현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도움 말씀 위해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 소장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1. 건설사내 건설경제연구소는 국내 처음이다. 설립 배경은? - 건설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복잡하고 급박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만 하더라도 그만큼 국내 주택시장은 물론 해외건설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국내외 건설시장의 동향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일을 전담해 줄 전문가집단이 필요하다고 경영진에서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2. 연구소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게 되나? - 아무래도 경제연구소의 기본업무는 건설경제 동향분석과 전망이 초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새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정책이나 제도변화의 폭도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방향을 분석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업무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지금은 국내 시장에 의존해서만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해외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3. 초대 소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은? - 건설업계 최초의 경제연구소장을 맡게 되어 영광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걱정도 많습니다. 경영진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다짐도 해보고, 민간건설업체 경제연구소의 새로운 역할모델도 창출해야 한다는 각오도 해 봅니다. 4. 소장님은 과거 건설산업연구원에도 계셨는데 민간 기업으로 오셔서 느끼는 장단점은? - 민간기업은 아무래도 공공연구기관보다 좀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고, 의사결정속도 역시 빠른 것 같습니다. 특히 해외사업과 관련해서는 학계나 연구계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지식, 경험의 축적이 이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화”라는 점에서는 학계나 연구계가 좀더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거시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나 미래 경제사회 전망 등은 상대적으로 연구기관이 장점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5. 우리 건설산업 문제로 들어가겠다. 지금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 미분양의 이유와 해법은? - 미분양의 이유도 대단히 복합적입니다. 고분양가 만이 아니라 누적된 정부규제, 수요추정의 잘못, 지자체 등의 근시안적인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특히 지방소재 주택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금융과 세제 측면에서 정부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지방소재 주택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금융규제는 금융기관 자율에 맡기는게 바람직하고,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 조치나 종부세 등은 완화가 필요합니다. 6. 이명박 정부는 신도시 확대보다는 도심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이 많다. 이 방향성에 대한 생각은? - 찬성합니다. 기본적으로 지금과 같은 미분양 사태를 불러온 원인의 하나도 수요가 없는 지방에 과잉공급된 면이 큽니다. 기본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도심의 재건축, 재개발이야말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걸맞는 정책방향이라고 봅니다. 외국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도심 재건축과 재개발이 활성화되어 왔습니다. 어렵지만 꾸준히 도심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심지내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7. 현 정부는 그러나 집값 급등을 우려해 도심 개발을 미루면서 공급 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분쪼개기 등 사업성 악화로 민간 추진력도 떨어져 있다. 소장님의 해법은? - 현재의 상황을 보면, 도심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불가능하다기 보다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사업추진이 안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하면서 도심 재개발, 재건축을 하자는 주장은 사실상 모순되는 주장입니다. 사업성, 수익성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않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도심 재개발, 재건축이 주택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도심지내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주택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8.. 원자재난으로 건설원가도 상승하고 향후 분양가 상승도 우려된다. 업계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 전세계적인 원자재난과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우리도 피할 길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건설업체로서는 분양가 상승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원가절감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고분양가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분양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의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게 용인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9. 서울시의 건축 디자인 강화 정책이 민간에는 사업지연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다. GS도 예외는 아닌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해법은? - 건축 디자인 강화정책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키우고자 한다면, 건축디자인도 훌륭해야 한다고 봅니다. GS에서도 디자인 문제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투자를 해 왔고,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외국기관으로부터 디자인상을 받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건물만 짓는다고 팔리는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국가를 들러보면, 건축물 자체가 관광상품들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도심의 물량적인 팽창차원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만드는데 발주자나 건설업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10. 해외건설이 최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묻지마 투자 및 진출도 문제다. 최근 여러 곳을 출장을 다니시며 둘러본 것으로 아는데, 우리 업계의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게 가야 된다고 보는가? - 국내 건설시장은 사실상 몇 년째 정체상황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 진출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건입니다. 다만, 충분한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진출해야 하고,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하에 진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남들로부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부터 시장진출 준비를 해서 나갔다가 주식시장으로 치면 “상투”를 잡는 경우도 있고, 시장환경이 악화되면 전면중단 하는 식으로는 해외건설 수주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해외시장에서도 손쉽게 사업할 수 있는 영역은 갈수록 줄어 들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자금력만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력을 수반하는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11.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놓고 논란이 있다. 연구소 차원에서 이 사업에 대한 연구 검토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연구소 차원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검토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저희 회사를 포함하여 컨소시움이 구성되어서 사업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찬반논란이 대단히 많긴 합니다만, 지난 대선때 최대 공약사업을 여론이 나쁘다고 백지화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12. GS건설경제연구소의 올해 및 향후 계획은? - 저를 포함, 연구소에 합류한 연구진들은 대부분 연구기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GS건설”이란 다소 생소한 회사에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보냈고, 이제부터는 서서히 국내외 건설경제 동향분석과 전망 같은 업무를 수행해 나가고자 합니다. 연구진들만이 아니라 현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부서와 공동으로 사업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Think Tank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제연구소는 건설업계 Leading Company의 위상에 걸맞게 국내 건설산업을 선진화하는 데에도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네, 지금까지 GS건설경제연구소의 연구 계획과 미분양과 대운하 등 업계 현안 전반에 대해 살펴드렸습니다. 우리 건설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소가 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 소장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