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SK에너지 에쓰오일 GS(정유사의 지주회사) 등 정유주가 연일 강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에 따른 정유사 수익 개선에 비해선 현 주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에너지는 20일 2.5% 오른 12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 10만9000원으로 지난해 11월의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가 나흘 연속 올랐다.

에쓰오일도 2% 가까이 뛰어 SK에너지와 나란히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에쓰오일은 주가가 오른 나흘간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졌다.

석유사업이 전체 영업수익의 80%를 차지하는 GS는 전날 10%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4% 넘게 올라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정유주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석유제품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통하는 싱가포르 시장의 석유제품 가격을 보면 등유와 경유가 특히 강세다.

두바이유 기준의 국제 원유가격에서 등유와 경유의 국제시세를 뺀 차이가 올해 초 배럴당 16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32달러로 커졌다.

그만큼 원유가격보다 등유와 경유 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휘발유도 원유가격과의 차이가 올해 초 8달러에서 11달러로 확대됐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등유 경유 휘발유 등을 뽑아내기 좋은 경질 원유의 생산량이 수요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휘발유 소비는 다소 주춤거리지만 산업용으로 쓰이는 등유와 경유는 소비가 줄지 않아 이들 제품의 가격이 특히 강하다"며 "정유사 가운데 등유와 경유 비중이 높은 회사는 에쓰오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정유사들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였지만 이들의 수익 증가 규모에 비해선 아직까지 주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주가는 증권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에너지는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21만7000원)가 이날 종가보다 77.8% 높다.

에쓰오일과 GS도 증권사 목표주가 최고치가 이날 종가에 비해 각각 60.4%와 69.2% 높은 11만6000원(미래에셋)과 7만7000원(한화)이어서 추가 상승의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