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을 단독으로 진행키로 결정,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자문사로 선정하려 했다가 취소한 골드만삭스의 경우 기술 유출과 이해상충 우려가 논란이었다면 이번엔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 자문사 선정위원회를 열어 산은 내부 조직인 M&A실에 단독으로 매각 자문업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산은은 "골드만삭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한 이후 차순위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계약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 회계법인이 잠재 매수자와 인수 자문계약을 맺어 매각 자문을 맡을 수 없다는 뜻을 통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또 "3순위 이하에 대한 추가적인 협상이나 자문사 재선정 절차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매각 일정 차질,이해상충 우려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산은 M&A실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게 낫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산은의 발표에 대해 M&A업계는 매각 주체인 산은이 동시에 자문까지 하는 것은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부 자문사를 끼워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위원회를 산은 내부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까지 포함해 구성하고 필요하면 외부 인사를 늘리는 등으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산은은 또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 시점과 관련,"당초 발표했던 대로 8월 말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 M&A 업계는 산은의 주장과 달리 시간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자문사 실사→매각 입찰공고→매각 예비입찰→입찰 적격자 선정(쇼트 리스트 작성)→인수 후보자 예비실사→최종 입찰 등의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는데 이를 위한 물리적 시간만 적어도 넉 달은 족히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회사인 데다 직원들이 월화수목금금금요일로 일을 한다면 충분히 시한을 맞출 수 있으며 산은이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제값을 받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