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주들이 역시나 힘을 쓰지 못하면서 지수 움직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에 나서며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그간 시장을 주도했던 IT주들은 일단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잠시 숨을 고를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환율 효과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고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이르지 못해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 하향과 같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라는 점에서 경계감의 수위를 높일 필요까지는 없다.

길게 보면 이익 모멘텀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외국인 매수도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어 단기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국내외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기업이익 모멘텀이 강해지는 업종을 미리 사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익 모멘텀에 밸류에이션 메리트까지 갖춘 섹터들 중 가장 매력적인 섹터로 IT를 추천.

SK증권도 글로벌 모멘텀을 점검하는데 중요한 힌트가 되는 미국의 업종별 움직임을 볼 때 중장기적으로 IT 업종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이머징 국가의 급성장에 따른 전세계 하이테크놀로지 제품 수요가 반영되면서 애플과 HP 등이 포함된 S&P500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전고점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美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이익 모멘텀 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에서 쉬는 동안 비중을 확대해 강세를 기다리는 길목 지키기 전략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금은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지만 미국의 경기 리스크 완화에서 오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미국 경기에 대한 노출도가 큰 IT 업종을 타겟으로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눈에 띈다.

다만 IT주들의 장기 전망이 좋다고는 해도 단기 조정을 피할 수는 없다.

주식이라는게 마냥 오를수만도 없고 투자에는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존 주도주들의 약세를 비집고 조선과 운송, 철강 등 중국 관련주들이 부활하면서 부지런히 주도주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선전은 업종별 순환매가 양호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며 시장 전체의 체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철강과 자동차, IT로 이어지는 업종별 순환 장세가 이제는 중국 관련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BDI(발틱해운운임)지수가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고 신조선가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 조선업종의 호황과 조선주들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는 후판가격 상승 우려는 그간의 조정으로 이미 반영돼 있다고 판단.

국내 조선주들뿐 아니라 해외 조선주들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중국 지진 이후 인프라 재건을 위한 물동량 증가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은 조선 등 중국 관련주들의 부활에 더해 조선기자재 등 후발 업체들로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면서 글로벌 해운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해운사들에 지속적인 관심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 관련주들의 이익 모멘텀이 길게보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기는 하다.

삼성증권은 당장의 이익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관련주들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라고 제안하고 있다.

어쨌든 주식시장은 마치 살아있는 듯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수익률에 연연하다간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긴 하지만 마이너스 잔고를 보며 가슴을 졸이고 있기 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잘 살펴서 시류를 따라가는 것도 현명한 투자 방법이 될 것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