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오페라 작곡가는 단연 푸치니다.

유려하고도 애절한 선율과 미미·토스카·나비부인·안젤리카 등 여성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묘사가 한국 관객의 취향과 잘 맞기 때문이다.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도 '라보엠'은 오페라 입문에 적합한 '쉽고도 재미있는' 공연이다.

프랑스 파리의 가난한 무명 시인 로돌포와 수를 놓으며 생계를 꾸려가는 처녀 미미의 슬픈 사랑 이야기.크리스마스가 배경인 덕에 국내 오페라단의 겨울철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는 2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제8회 한경 기업사랑 음악회'는 '라보엠'의 주옥같은 음악을 골라들을 수 있는 기회다.

부제가 '금난새와 유라시안필의 스프링 콘서트'인 이번 공연은 금씨의 알기 쉬운 설명과 유라시안의 유려한 연주로 꾸며질 예정이다.

1부에서는 유라시안의 '라보엠' 서곡 연주에 이어 서정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소프라노 서활란,미성의 리릭 테너 나승서가 '누구세요? 잠깐''좀 나아졌나요?''그대의 찬 손''내 이름은 미미''오 사랑스런 아가씨' 등 '라보엠'의 대표곡들을 협연한다.

이 가운데 '그대의 찬 손'과 '내 이름은 미미''오 사랑스런 아가씨'는 특히 주목해야할 곡이다.

'그대의 찬 손'은 로돌포가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다 일부러 미미의 손을 잡는 장면에 나오는 곡.테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고음 하이C를 나씨가 훌륭하게 장식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멋진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곡에 이은 '내 이름은 미미'는 미미가 자신을 소개하는 노래다.

때론 꿈꾸는 듯,때론 설레는 듯 감칠맛나게 부르는 것이 관건.'오 사랑스런 아가씨'는 이 둘의 이중창으로 달빛에 비친 미미의 모습에 취한 듯 노래하는 로돌포의 매력이 빛나는 대목이다.

2부에서는 멘델스존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가 이어진다.

이 곡은 멘델스존의 5개 교향곡 중 가장 활발하게 연주되는 작품.그가 1829년 런던 필하모닉 협회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했을 때 스코틀랜드의 역사와 풍물을 아름다운 선율과 균형잡힌 형식으로 표현한 곡이다.

제3번 교향곡이긴 하지만 곡이 완성된 것은 13년이 지난 1842년으로 멘델스존의 마지막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제1악장은 다소 조용하고 우울한 연주로 시작해 서서히 쾌활하게 변화하면서 스코틀랜드인의 호전적인 민족성을 잘 표현한다.

제2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켈트인 특유의 생기가 느껴진다.

클라리넷의 스코틀랜드 민요풍 연주가 특징적이며,부드러우면서도 해학적이다.

3악장에서는 낭만적인 분위기로 바뀌면서 한 편의 우아한 관현악곡을 연상시킨다.

4악장은 다시 전투적이면서도 활기찬 켈트인의 모습을 담아내다가 마지막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선율로 맺는다.

다른 교향곡과 달리 1악장부터 4악장까지 쉬지 않고 연주해야 하는 데다,웅장함과 섬세함,로맨틱함과 해학적인 분위기를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유라시안이 얼마나 물흐르듯 연주를 이어가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의 1588-7890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