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흘째 하락하며 1850선 아래로 밀려나고 있다.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근원 생산자 물가지수가 상승, 인플레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OPEC은 증산 계획이 없다고 하고 중국의 지진 여파와 드라이빙 시즌 임박으로 유가가 쉽사리 하락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천청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는 살아나고 있는 美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올라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 경기 회복이 어려워진다. 이 경우 올 연말까지 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연준의 정책도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환율, 금리정책간의 복잡한 딜레마가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란 점에서 시장은 추가 조정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현대증권은 일파적으로 1800P 초반까지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기업들의 환차손 등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어 고민을 더하고 있다.

중소형 종목들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손실규모가 커지면서 양호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4월과 5월에도 환율이 급등한 바 있어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추세전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고,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수급 여건도 다시 꼬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월 선물만기가 다가오면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골칫거리다.

유진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은 "이번주 들어 선물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비중을 두고 있는 가운데 지수의 변동성 확대가 베이시스의 불안정으로 이어져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증권시장의 매수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프로그램 매물이 본격적으로 출회될 경우 충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1900선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던 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의 부각으로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기 추세는 여전히 우상향으로 지금의 조정은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게 중론이지만, 일부에서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들어 조정시 매수가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다행히 조정을 이끌었던 전기전자 업종이 반등하면서 불안감이 번지는 시장에 안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당분간은 시장이 기간 조정을 거치면서 외국인이나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출렁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단기 수급의 초점은 외국인 선물 매매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동향이 될 것"이라면서 "물론 큰 그림에서는 잔파도를 반드는 변수이지만 단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조정을 견딘 후엔 다시 대형주들이 강세 모드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고, SK증권은 반등 국면에서 의외로 기관들이 외국인들보다 나은 승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관이 사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