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최고 중국 전문가로 꼽히는 다카하라 아키오 도쿄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쓰촨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신속하게 지원하지 못할 경우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정부 신뢰 또한 떨어져 후진타오 정권에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카하라 교수는 또 "지진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커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등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피해 복구 작업이 지연되면 치안 악화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현대 중국정치 전문가인 다카하라 교수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진단한 대지진 이후 중국의 향방을 정리한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후진타오 정권에 대한 영향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전모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정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단정하긴 어렵다.

정부 측이 피해 주민에 대해 적절한 구제책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것이다.

연초 폭설 때도 정부의 늑장 대처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됐으나 이번 대지진 피해는 그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과거에도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소요 사태가 일어난 적이 있다.

쓰촨성 등 피해 지역에서 물자 부족 및 물가 상승이 심각해질 경우 중국 경제에도 커다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진에 앞서 발생한 티베트 유혈 사태도 정권에 부담이 되고 있는데.

"티베트 사태는 소수 민족과 다수 민족 간 분쟁이다.

분쟁의 당사자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개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당사자 간 대화를 촉구하는 것은 좋지만 외국인들이 그 이상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수파인 한족 정부가 어떻게 하면 소수파인 티베트족을 달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온건파인 달라이 라마 14세가 건재한 현 시점에서 티베트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게 좋을 것이다."

―티베트 사태와 대지진으로 베이징올림픽이 무사히 치러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티베트 유혈 진압 이후 올림픽 성화봉송을 둘러싸고 혼란한 상황이 벌어졌다.

각국에서 일어난 항의 시위는 중국 정부의 대응 방식이 미숙해 발생했다.

외국에서 중국인을 강제로 동원해 응원을 하는 행위는 현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올림픽은 중국인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중국 정부가 깊이 인식해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리스크를 피하려면.

"현지 공장 직원들에게 역사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과거 역사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

중국인들을 자극할 수 있는 역사 문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