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미 KF-16 첫 여성 조종사 "내 모토는 여자다운 여자, 군인다운 군인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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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남자 같은 여자가 돼야 할지,여자 같은 남자가 돼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여자다운 여자' '군인다운 군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죠."
우리나라 군 사상 처음으로 여성 KF-16 전투조종사가 된 하정미 대위(30)는 절도가 넘쳐났다.
인터넷 속 여린 얼굴 사진과 달리 인터뷰 내내 어깨가 한순간도 편하게 내려앉은 적이 없었다.
21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21세기 여성리더스 포럼'에 연사로 참가한 그를 인터뷰했다.
그는 '왜 다른 비행기가 아니라 '전투기' 조종사가 됐느냐'는 질문에 "생도 4학년 때 비행단 견학단으로 지금 근무하는 제20 전투비행단에서 생활하며 전투기의 매력을 봤다"고 답했다.
"활주로 끝에서 온 몸을 통해 전해지는 지축을 울리는 엔진소리,떨림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빠져 버렸다"는 것.
2002년 임관한 그는 고된 비행 훈련,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A-37B 전투기를 조종하다 공군의 주력기인 KF-16으로 기종 전환을 신청해 지난해 11월 꿈을 이뤘다.
KF-16은 다른 전투기와 달리 저고도 비행을 하면서 정밀 유도폭탄을 다뤄야 하는 만큼 까다로운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평소 중력의 9배에 달하는 가속도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엄청나게 요구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팰콘 패밀리(KF-16을 모는 조종사)'가 되기 위해 이를 기꺼이 감내했다.
"단발머리 여고생일 때는 지금의 제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고교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 공사에 가입교해 구보 훈련을 받고 단체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짧게 자를 때 비로소 사관학교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죠."
그는 "모임에서 '알고 보면 연약한 여자'라고 소개를 받을 때도 있지만 거의 모든 구기종목을 다하고 축구는 웬만한 남자보다 잘 한다"며 "적지에 떨어졌다는 가상 전투 훈련을 할 때는 토끼 닭 뱀을 잡아 먹고 불도 피우고 집도 짓는다"고 웃었다.
"악바리일 거라고들 상상하시지만 별명은 곰팅이입니다.
다만 다음 목표,다음 목표를 향해 가다보니 여기까지 왔을 뿐이죠."
첫 여성 KF-16 전투조종사가 되기까지 여성으로서 겪은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자 선배가 없다는 고민은 손톱만큼밖에 하지 않았지만 저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는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완벽한 조종사,완벽한 아내,완벽한 엄마가 될 생각은 없지만 사랑하고 사랑받는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답변이었다.
"지금은 최초의 여성 KF-16 조종사로 주목받지만 앞으로는 최고의 KF-16 조종사로서 세금이 아깝지 않은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부름받을 것입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제가 찾은 답은 '여자다운 여자' '군인다운 군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죠."
우리나라 군 사상 처음으로 여성 KF-16 전투조종사가 된 하정미 대위(30)는 절도가 넘쳐났다.
인터넷 속 여린 얼굴 사진과 달리 인터뷰 내내 어깨가 한순간도 편하게 내려앉은 적이 없었다.
21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21세기 여성리더스 포럼'에 연사로 참가한 그를 인터뷰했다.
그는 '왜 다른 비행기가 아니라 '전투기' 조종사가 됐느냐'는 질문에 "생도 4학년 때 비행단 견학단으로 지금 근무하는 제20 전투비행단에서 생활하며 전투기의 매력을 봤다"고 답했다.
"활주로 끝에서 온 몸을 통해 전해지는 지축을 울리는 엔진소리,떨림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빠져 버렸다"는 것.
2002년 임관한 그는 고된 비행 훈련,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A-37B 전투기를 조종하다 공군의 주력기인 KF-16으로 기종 전환을 신청해 지난해 11월 꿈을 이뤘다.
KF-16은 다른 전투기와 달리 저고도 비행을 하면서 정밀 유도폭탄을 다뤄야 하는 만큼 까다로운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평소 중력의 9배에 달하는 가속도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엄청나게 요구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팰콘 패밀리(KF-16을 모는 조종사)'가 되기 위해 이를 기꺼이 감내했다.
"단발머리 여고생일 때는 지금의 제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고교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 공사에 가입교해 구보 훈련을 받고 단체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짧게 자를 때 비로소 사관학교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죠."
그는 "모임에서 '알고 보면 연약한 여자'라고 소개를 받을 때도 있지만 거의 모든 구기종목을 다하고 축구는 웬만한 남자보다 잘 한다"며 "적지에 떨어졌다는 가상 전투 훈련을 할 때는 토끼 닭 뱀을 잡아 먹고 불도 피우고 집도 짓는다"고 웃었다.
"악바리일 거라고들 상상하시지만 별명은 곰팅이입니다.
다만 다음 목표,다음 목표를 향해 가다보니 여기까지 왔을 뿐이죠."
첫 여성 KF-16 전투조종사가 되기까지 여성으로서 겪은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자 선배가 없다는 고민은 손톱만큼밖에 하지 않았지만 저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는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완벽한 조종사,완벽한 아내,완벽한 엄마가 될 생각은 없지만 사랑하고 사랑받는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답변이었다.
"지금은 최초의 여성 KF-16 조종사로 주목받지만 앞으로는 최고의 KF-16 조종사로서 세금이 아깝지 않은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부름받을 것입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