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연말께 인수전 본격화"
삼성생명 "中ㆍ베트남서 대상 물색"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의 해외 보험사를 적극 인수키로 해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해외 현지에 지점이나 법인을 설립하는 소극적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금융사를 직접 인수합병(M&A)하는 적극적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금융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M&A등을 통해 해외진출을 강화키로 한 것은 ‘국내 1위’라는 타이틀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시장은 글로벌보험사를 비롯한 시장 진입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데다 시장규모도 거의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다. 그 만큼 수익성 전망이 나쁘다는 얘기다.

삼성화재가 지난 20일 기업설명회에서 "국내시장 중심의 영업에서 과감히 벗어나 해외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지 보험사 인수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중 은행들이 내수시장의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화재는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해외투자 규모도 올해 3000억원에서 2010년까지 1조원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 같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201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10% 이상 끌어올린다는 게 회사의 구상이다. 이 회사는 이미 M&A 등 해외진출을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 마스터 플랜을 짜고 있으며 연말께 구체적인 실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또 해외사업 확대와 연계해 자사의 보유보험(재보험사에 리스크를 넘긴 것을 뺀 보험)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모회사의 보험만 전문 취급하는 ‘캡티브(Captive) 재보험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형모 부사장(CFO)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유보험률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 캡티브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라며 "캡티브 재보험사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일 뿐이어서 재보험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머징마켓 중심의 해외사업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중국 합작사의 경우 지난 2월 자본금을 2억위안에서 5억위안으로 확충,중국 전역에서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톈진지역에 추가 지점도 낼 예정이다.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이달 초 사무소를 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는 이머징마켓에서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증시 상장 이후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이 같은 해외사업 강화를 통해 2015년 ‘글로벌 톱15’에 드는 보험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M&A를 통한 해외진출 움직임에 대해 보험업계는 향후 보험지주회사 허용이나 삼성생명의 상장 등에 맞춰 글로벌 금융그룹화를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